몽골의 뇌종양 환자가 한 대학병원 교수와 인연으로 수술한 미담을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몽골 테크니컬 유니버스티 컴퓨터디자인학과 사란게렐(19,여)은 잦은 두통과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다 작년 7월 갑자기 쓰러졌다.
별일 아닐 거라는 생각에 학업을 계속하던 중 금년 1월에도 쓰러져 왼쪽에 일시적인 부분 마비가 찾아오기도 했다.
몽골의 제3병원(Shastin Central Hospital)에 입원하여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몽골전체에 신경외과 의사가 10명도 안되고 의료장비도 턱없이 부족하여 사란게렐은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의 사란게렐이 아주대병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신경외과 조경기 교수가 금년 2월 개인휴가를 이용해 몽골에 의료선교봉사를 가서였다.
소문을 들은 사란게렐이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의료봉사 중이던 조경기 교수를 찾아 온 것이다.
조경기 교수는 사란게렐과의 첫 만남에 대하여 "골의 의료시설로는 수술 후 심한 부작용을 피할 길이 없는 실정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부위(운동뇌피질)에 뇌종양을 확인했으나 도저히 수술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귀국 후 조 교수는 사란게렐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사란게렐 부모와 수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환자 상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중 환자와 보호자가 수술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것을 보고 사란게렐을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조 교수는 우선 아주대병원 내에서 수술을 해 줄 방법을 찾고자 병원장에게 몽골의 열악한 의료환경과 환자의 재정상황 등을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하였고 대폭적인 진료비 지원을 약속 받아 이번 초청절차를 진행하였다.
연락을 받은 사란게렐과 사란게렐의 부모 등은 4월 6일 입국해 아주대병원에 바로 입원했다.
수술은 4월 16일 직접 조경기 교수가 집도했는데 환자의 종양이 운동신경에 위치하여 전신마취 없이 각성상태에서 시행해야 하는 고난이 수술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환자는 외과계 집중치료실(중환자실)에서 하루 동안 안정을 취한 후 일반병실로 옮겨 회복 중이다.
사란게렐의 어머니는 "사란게렐이 조경기 교수를 만난 건 하늘이 도운 것이라 생각한다며 입국부터 수술까지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보살펴준 아주대병원과 조경기 교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조경기 교수는 "매년 해외 의료봉사를 다니면서 수술만 하면 살릴 수 있는 환자를 경제적인 문제와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수술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는데, 사란게렐의 경우는 환자가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진료비의 상당액을 지원해줘 수술이 가능했다"며 병원측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