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인 한국의 통증 술기를 알리고 기초의학과의 연계를 통한 치료기술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세계통증전문의학술대회(WSPC 2008) 이윤우 조직위원장(사진, 연세의대)은 29일 롯데월드호텔에서 가진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서울대회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통증학회(회장 김찬)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나흘간 대륙별 35개국 통증 전문의 300명과 국내 500명 등 총 8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로 석학들의 특별강연을 비롯하여 심포지엄, 포스터 등 2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이윤우 위원장은 “서울대회는 각국의 통증 전문의들이 전문적 지식을 교환하고 최신 지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전세계가 고민하는 통증환자의 진단과 치료, 예방 등 포괄적인 내용을 신경변성 통증과 척추통증을 중심으로 심도깊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술대회 총괄책임자인 그는 통증 질환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모두 지탱하기 어려운 통증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정도 안되고 있다”고 말하고 “통증환자의 20~30%가 자살충동까지 느끼는 현실에서 정부의 무관심은 ‘암이 더 낫다’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라며 통증환자 관리의 사각지대인 국내 의료시스템을 꼬집었다.
일례로, 그는 최근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도입된 ‘척추자극기삽입술’과 ‘지주막하강약물주입기삽입술’(일명 포트술)을 설명하면서 “이같은 술기는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 난치성 통증환자의 마지막 희망이나 산재 등 보험적용도 제한적이며 포트술의 경우, 1500만원인 치료비로 인해 의사와 환자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수가로 개원해도 살길 힘들 것“
이윤우 위원장은 “마취통증의학 전문의 중 70%가 통증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현재 수가로는 개원을 해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전하고 “이로 인해 개원의들이 진료영역 구분없이 살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통증클리닉 증가세 이면에 숨어있는 의원들의 고민을 시사했다.
그는 “많은 대학병원도 통증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지만 마취통증의학과가 전담할 뿐 관련과인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신경과 등과 다학적 접근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더욱이 일부 병원은 경영상의 이유로 수술을 위한 마취분야에만 신경 쓸 뿐 통증클리닉조차 개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우 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통증 전문의 술기 향상을 위한 이번 대회는 큰 의미가 있다”며 “전문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초의학 보다 치료분야에 치중된 실용성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통증환자의 잠재수요에 대한 질문에 이 위원장은 “성인치고 허리 한번 안 아파본 사람이 누구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극심한 통증으로 의사를 찾아오기 환자는 이들 중 20%에 불과할 뿐”이라며 급증하는 통증환자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마련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