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학회 초청 강연차 방한한 독일 하노버의대 종양내과 그레텐 박사(사진)는 12일 바이엘 주관으로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전문지간담회에서 “위약군 임상으로 진행된 넥사바의 유럽 임상인 SHARP에 이어 아·태평양 임상인 ‘APLCS' 모두에서 간암 환자 생존율을 40% 이상 연장시켰다”고 밝혔다.
이달초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APLCS' 연구는 한국과 중국, 대만 등 간암 환자 226명을 대상으로 한 위약대조군 임상으로 위약군 대비 생존율을 47% 연장시켰고 생존기간 중앙값도 넥사군이 6.5개월, 대조군이 4.2개월로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앞서 지난해 발표된 유럽 환자 대상 ‘SHARP’ 연구에서도 위약군 대비 생존율이 44% 개선됐으며 생존기간은 넥사바군과 대조군이 각각 10.7개월과 7.9개월의 유의한 결과가 도출됐다.
이날 그레텐 박사는 ASCO 발표를 소개하면서 “아·태 지역 임상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B형과 C형 간염 호발로 간암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부분”이라면서 “연구결과 전반적인 생존율(47%)은 물론 무진행 생존율(79%)을 연장시킨 것이 입증돼 SHARP 연구에 필적할 만한 이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레텐 박사는 “문제는, B형 간염 환자군이 백신 등 치료제 처방으로 줄어드나 C형 간염과 알코올로 인한 간암 발생은 증가한다는 것”이라고 전하고 “이러한 면에서 암 절제술과 고주파 응고술, 색전술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환자에게 넥사바가 갖는 의미는 크다”며 ‘넥사바’ 임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위약군 임상과 관련, 그는 “뚜렷한 간암제가 없는 상황에서 비교임상을 한다는 것은 환자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두 가지 넥사바 임상은 더 이상 위약군 연구가 없으며 향후 모든 간암 임상이 넥사바 비교임상으로 진행됨을 의미한다”고 말해 위약군 윤리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음을 시사했다.
그레텐 박사는 이어 “모든 치료술을 거친 말기암 환자에게 치료대안이 없을 때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신약 임상을 제안해야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무엇보다 임상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향후 나타날 부작용을 알려 동의를 구하는 것이 윤리성의 바람직한 접근법”이라며 덧붙였다.
바이엘은 현재 신장암에 이어 간암제로 승인된 ‘넥사바’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비소세포성 폐암과 흑색종, 유방암 등의 다국가 임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