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은 17일 정오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의사협회 주수호 회장, 병원협회 지훈상 회장 등 보건의료관계 단체장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초청한 가운데 장을정책설명회 성격의 오찬 간담회를 갖고 새 정부의 보건의료산업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복지부는 이 자리에서 새 정부는 건강한 국민,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료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민간부분과 공공부문의 역할이 조화로운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구체적 방안으로 △의료보장체계 기본 틀 유지 및 강화 △필수 공공의료에 대한 국가역할 확대 △민간역할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보건의료산업 신 성장 동력화 등을 제시했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을 앞두고 제도 설명과 함께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련단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주수호 의사협회장은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국민에게 전달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전문가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 회장은 특히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기대에 미치치 못하고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정부는 민간에 자율권을 부여한다고 해놓고 큰 틀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당연지정제 고수 원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음은 정부 보건의료정책 주요 내용.
◆의료보장체계 기본 틀 유지 및 강화=복지부는 전 국민 건강보험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민간의료보험 개선, 투자의료법인 도입 등 시급한 개선과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또 개인의료보험의 보장 범위는 보험 상품 개발의 어려움과 도덕적 해이 방지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정하는 한편 소비자 보호를 위해 표준약관 제정, 상품 표준화 및 상품 표준화 과정에 보건당국의 참여 기전을 마련하는 등 규제를 병행하겠다고 했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유지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보재정 지출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올 하반기 중에 건강보험공단의 내부경쟁방안을 도입하겠다고 소개했다.
◆필수 공공의료에 대한 국가역할 강화=2010년까지 어린이병원 4개소를 신설하고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강화 및 지원 사업을 펼치겠다고 했다.
특히 선진국 수준의 의약품 안전체계를 구축하되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등 규제완화 정책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민간역할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율성을 저해하는 규제들을 과감히 완화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해외환자 유치 허용, 의료기관 종별체계 개편, 양한방협진 제도화, 의료기관 명칭사용 자율화 등 시급한 과제에 대해선 의료법 개정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다.
복지부는 이처럼 규제완화를 통해 자율성을 높이되 의료공급자간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을 위한 의료 질 관리 등 소비자 보호정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히 소비자의 실질적인 의사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선택진료제 개선을 추진하고 의료기관 평가 제도를 자율적 서비스 인증제로 전환하기 위해 도입방안, 전담기구 설립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보건의료산업 신 성장동력으로 육성= 해외환자 유치 전략으로 외국인 환자 소개·알선 금지규정을 개정하고 외국인 환자와 동반자가 기타자격 비자를 받아 완치시까지 국내에 체류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건강서비스 시장 형성을 위해 의료기관, 건강관리회사 등에서 건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저소득층 서비스 이용 및 시장형성 촉진을 위한 바우처 발굴 및 확대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