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의 저명한 학자들이 자가 면역성 췌장염의 통일된 진단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갖는다.
특히 국내 연구진이 임상의학을 주도하는 외국의 석학들을 불러들여 세계적 진단기준을 제정한다는 점에서 한국 임상의학의 위상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과장 김명환 교수)는 4, 5일 양일간 서울아산병원에서 자가 면역성 췌장염 국제 심포지엄(Autoimmune Pancreatitis Summit 2008)을 개최한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는 미국 하버드대 William R. Brugge 교수, 메이요 클리닉 Suresh T. Chari 박사, 일본 직업환경보건대 Makoto Otsuki 교수, 도쿄대 Tooru Shimosegawa 교수, 독일 키엘대 Günter Klöppel 교수 등 외국 석학들이 10여명 참석한다.
또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윤용범 교수 등 10여명의 교수들이 자리를 같이할 예정이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세계적으로 통일된 자가 면역성 췌장염 진단기준을 만들기 위해 열린다.
현재 자가 면역성 췌장염 진단기준안은 한국과 일본, 미국 등 3대안이 있다.
일본 의사들은 2002년에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진단법을 공표할 정도로 가장 앞서 있다.
국내에서는 2002년 서울아산병원 김명환 교수팀이 처음으로 증례보고를 했고, 지금까지 100여례가 나왔다. 이중 김 교수팀이 64례를 보고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자가 면역성 췌장염은 그간 일본 의사들이 독주해 왔다.
그러나 김명환 교수팀이 해외 유명한 SCI 저널에 20여편의 논문을 게재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올해 국제학술지 ‘Gastroenterology' 2월호에 자가 면역성 췌장염 재발과 관련된 유전인자를 규명한 논문을 발표한데 이어 영국의 소화기학 저널인 ‘Gut’에 스테로이드 반응을 이용한 자가 면역환자 진단 논문을 조만간 실을 예정이다.
이들 잡지는 impact factor가 10이 넘을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토대로 김 교수는 독자적인 자가 면역성 췌장염 진단기준인 ‘Kim 진단법(Kim criteria)을 SCI 잡지인 ’Pancreas'에 실을 정도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 역시 메이요병원 진단기준이 있지만 일본과 한국에 비해 뒤늦게 자가 면역성 췌장염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환 교수와 일본췌장학회는 이미 한일 표준 진단기준에 합의한 상태여서 이제 미국안과의 절충만 남아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세계 표준 진단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갖자는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김 교수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3일 “미국과 유럽, 일본이 임상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특정 분야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적인 표준 진단기준을 제정하는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임상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뜻 깊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자가 면역성 췌장염은 만성 췌장염의 한 형태이며, 조기 진단시 스테로이드 경우 복용만으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임상 증상이나 방사선 소견이 췌장암이나 담도암과 매우 유사해 이 질환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암으로 오인해 개복수술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