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 공모에 정형근 전 의원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 의원의 공단 이사장 기용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 건강보험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또 다른 자격논란이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어, 신임 이사장 재공모에 응시한 지원자들에 대해 1차 서류심사를 진행했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공모에는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를 비롯해 정당인 A씨, 병원 원무과장 출신 B씨 등 총 4명의 후보가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차 공모에서 12명의 후보자가 지원한 것에 비해, 후보자 수가 대폭 줄어든 것.
여기에는 정 의원의 지원이 큰 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정형근 의원 유력설이 돌면서, 여타 군소후보자들이 지원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정형근 의원이 신임 이사장에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1차 공모에 비해 지원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 같다"면서 "정형근 의원이 지원서를 냈다는 사실 자체가, 사실상 임명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정형근 의원을 제외한 3명의 지원자들은 지난 공단 1차 공모에서도 지원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던 인사로 알려지면서 대세는 정 의원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임원추천위원회 관계자는 "나머지 3인의 후보들은 지난 1차 공모에서도 응시했다 탈락했던 인물"이라면서 "여타 후보들이 이미 한차례 심의를 통해 걸러졌던 인물들인 만큼, 사실상 정형근 의원의 기용이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날 정형근 의원을 포함해 총 3인으로 후보군을 압축하고, 이들에 대해 다음주 중 면접심사를 진행키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형근 의원이 건강보험과 관련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향후 선임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형근 의원은 17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을 제외하고는 건강보험과 인연이 없는 '정치인'"이라면서 "공단 이사장직을 향후 정치행보를 위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재공모는 지난 1차 공모결과 적임자가 없었다는 청와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지난 공모를 통해 신임 공단 이사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종대 복지부 전 기획관리실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직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