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의사협회에 따르면, 전문의 시험 응시원서 교부 장소인 협회 동아홀에서 원서 접수를 위해 방문한 전공의들이 회비미납을 확인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내년 전문의 시험을 앞둔 전공의 4년차 중에는 전문의 시험 원서접수(응시료 145,000원)의 전제조건에 의협 회비 납부가 들어있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응시자가 적지 않다.
지난 20일부터 발부가 시작된 응시원서 접수대 안내문에는 '의협 회비 납부 여부를 확인 후 미납된 회비를 납부해야 원서를 교부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은 전공의 급여에서 의협회비와 전공의협회비를 일괄 징수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듯 보이나, 병원별로 본인의 동의에 따라 회비 납부를 결정하거나 개인적 이유로 휴직 또는 군 복무 남자의 경우 미납된 경우가 상당수에 달해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재 전공의에 해당하는 의협 회비는 연 137,000원과 서울시의사회비 58,000원 등 총 195,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145,000원의 응시료만 들고 온 전공의 중 적게는 30만~40만원에서 많게는 1백만원에 이르는 밀린 회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더구나 선배들 심부름을 온 인턴이나 전공의들은 전화를 들고 상황을 설명하면서 '갹출'하는 헤프닝도 벌이지고 있다는 것.
"의협 회비와 연관성은 모르지만 내라니까 낸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온 응시자들은 "의협 회비가 전문의 시험 자격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라면 내야지 어떡하겠느냐"며 응시원서를 손에 쥔 체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산업의학과에 응시한 한림대의료원 전공의도 "전문의 시험을 보려면 의협 회비를 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미납된 회비를 얼마 전 납부했다"면서 "다행히 들었으나 망정이지 그냥 온 친구들은 황당해 했을 것 같다"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현 의협 정관 어디에도 '회비 미납자에게는 전문의 응시자격이 없다'는 조항은 없는 상태이나 응시교부를 진행하는 의협은 회원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의협 김주경 대변인은 "전문의 시험을 보기 위해 회비 납부를 명문화하고 있지 않지만 회원으로서 당연한 의무"라며 "회장 투표권이 회비 납부 회원에게만 부여되듯이 전문의 시험 자격도 이와 상통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비를 납부하고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의사협회의 논리도 일면 타당하나 명확한 규정도 없이 전문의 시험 자격에 회비 납부라는 보이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젊은 의사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22일 현재 의사협회에 전문의 시험 응시원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1500명 정도로 오는 24일까지 의협과 각 시도의사회에서 원서교부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