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병원들의 부채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약품과 의료장비 대금은 물론, 일부에서는 직원들의 임금까지 체불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임두성(한나라당) 의원은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공립병원 운영현황(2005~2008.6)'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23일 밝혔다.
국공립병원 부채 매년 증가....올 상반기 1조6706억원 사상 최고치
동 자료에 따르면 164개 국․공립병원 중 노인병원·정신병원을 제외한 113개소의 재정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6월을 기준 이들병원의 부채액은 총 1조67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공립병원들의 부채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 실제 이들병원의 부채액은 2005년 1조3006억원, 2006년 1조4315억원, 2007년 1조6146억원, 올 6월 1조6706억원 등으로 매년 그 규모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들 누적적자액도 올 상반기 기준으로 1조466억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i3#한편 병원별로는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대병원이 3685억원으로 부채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부산대병원 1820억원, 분당서울대병원 1372억원, 충남대병원 945억원, 충북대병원 666억원 순이었다.
누적적자액 규모 또한 서울대병원이 1369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서울시립보라매병원 721억원, 충북대병원 514억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 481억원, 충남대병원 41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 평균 976억원꼴로 손해…의약품대금·직원급여까지 체불
이 밖에 2005년~2007년 국·공립병원의 운영손익 분석결과, 매년 이들병언에서 매년 976억원 꼴로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1329억원, 2006년 808억원, 2007년 791억원 등으로 매년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약품대금은 물론 일부 병원에서는 직원들의 임금까지 체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임 의원에 따르면 이들병원의 의약품대금 체불금액은 올 6월 기준 952억9백만원에 달했으며, 지불하지 못한 의료장비 대금도 63억5천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10개 지방의료원, 1개 적십자병원에서는 약 90억원의 직원급여마저 체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임두성 의원은 "국·공립병원들의 시설․장비 보강을 위해 매년 1,644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것은, 기존의 적자보전식 지원으로는 재정여건을 개선할 수 없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막대한 적자를 고스란히 국민세금으로 막으려는 방식의 지원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공립병원이 지역의 환자분포, 의료욕구, 수요 및 공급현황 등을 고려한 지역필수의료기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전문화·특성화 방안을 강구하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