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이 기업체로부터 물품 상납과 함께 승진 청탁 인사비리 등 각종 인사비리가 검찰 수사결과 밝혀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위원장 박표균)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는 자료를 발표하고 공단에 대해 즉각적이고 단호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달 10일 공단에 대한 서울지검 남부지청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인사청탁 비리와 기업체로부터 물품 상납 비리 등으로 6명의 전현직 간부 중 4명이 구속되고 2명이 불구속됐다.
총무관리실의 물품구매 담당 부장 등 3명은 대기업들로부터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으며 이번에 1, 2급 승진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로 1명 구속, 2명 불구속됐다.
특히 인사비리와 관련 검찰 수사 결과 승진 대상자를 계속 탈락시켜 불안감을 고조시킨 후 금품을 요구하거나 사실상 해고통보에 해당하는 '특별징수반' 차출 협박 후 금품을 요구한 경우 이미 금품을 상납한 자에 대해 각 지역본부에 명단을 통보하여 업무수행능력을 '우수'로 평가하여 승진시키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간부는 2급 승진을 위해 2천만원을 건냈다가 승진에서 탈락하여 되돌려 받았으며 일부는 승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요구받았다가 포기한 사례도 확인됐다.
노조는 이러한 인사비리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던 박태영(현 전남도지사) 전 이사장 재임시 1,2급 승진에 금품수수가 오간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태영(현 전남도지사) 전 이사장 재직 당시인 2000년 9월부터 2001년 9월까지 1년여동안 10차례에 걸쳐 1급 78명, 2급 197명 등 무려 275명의 간부승진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검찰 수사에 따라서는 관련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노조측은 밝혔다.
노조는 "현재 인사비리 구속자와 관련하여 돈을 건네고 승진한 간부는 제외시키고 주요 모금책과 중간심부름 역할자만 구속하고 있다"며 "이는 사건을 축소시키고 명백한 뇌물공여자와 그 몸통격인 박태영 전 이사장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며 "수사당국은 형평성 차원에서 승진과 관련된 물품을 주고 받은 자 모두에게 엄정한 법률적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그동안 공단의 대국민 이미지 악화와 의료계의 악용소지 등을 우려하여 현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자제해 왔으나 공단 개혁을 위해서는 정면돌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를 계기로 공단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관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