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의료관광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관광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싱가폴 관광청 관계자의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끈다.
싱가폴관광청 제이슨 얍 국장은 21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국제의료관광컨퍼런스 중 '미래의 병원'이라는 주제의 발제자로 나서 "지금까지 관계자들은 의료관광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했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며 의료관광의 일곱 가지 한계점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세계의 많은 국가들의 의료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의료관광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싱가폴의 경우 미국에 가야만 골수이식 수술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본국에서 처리할 수있게 됐고, 말레이시아나 인도의 경우에도 불과 몇년 전에는 관상동맥우회술이나 간이식 수술 등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본국에서도 수술을 받을 수 있게됐다는 것.
이에 따라 굳이 해외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돈을 쓸 이유가 사라졌다고 했다.
그가 꼽은 두번째 이유는 의학적인 발전으로 과거에 복잡하고 위험한 수술이 이제는 간단한 수술로 바뀌면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술기가 되면서 치료를 위해 다른 나라를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의료서비스를 놓고 본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서 수가를 적정하게 조절되기 시작한 것도 의료관광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의료관광의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 환자들의 경우 본국에서 의료수가가 워낙 높다보니 의료수가가 낮은 국가로 의료관광을 택했지만 점차 본국에서도 진료비가 낮아져 의료관광을 해야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미국 등 의료수가가 높은 국가의 의사들이 의료관광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뉴욕의사협회는 본국의 환자가 계속해서 해외로 나가면 의료수준이 점차 떨어지고 이는 결국 환자감소 현상을 확산시켜 의료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며 "해당 국가는 물론 언론들도 의료관광에 대해 보호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다섯번째 이유에 대해 제이슨 얍 국장은 "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증가할 수록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높다"며 "일부 업체들이라 할지라도 사례가 나타나면 전체 의료관광과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할 위험이 높아 이 또한 의료관광 성장의 제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문가 그룹인 의사들이 그룹을 형성해 수요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의료관광에 있어서는 한계점이라고 했다.
의료공급자가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사이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끝으로 그는 "환자의 입장에서 최상의 진료는 자신이 원하는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진료를 받는 것 아니겠느냐"며 "마지막 의료관광이 지닌 한계점은 의료관광은 결코 환자의 입장에서 최고의 의료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의료관광 시장이 더욱 확장되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기 보다는 한계점에 대해서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의료관광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도 전 세계의 의료기관들 중에서도 글로벌 브랜드가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