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의사 대상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여자 원장들만 골라 협박하는 사건까지 잇따르고 있어 여의사에 대한 보호장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9일 서울시의사회와 경찰에 따르면 최근 여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 비밀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성 괴문서가 잇따라 배달되고 있다.
괴문서는 "똑바로 좀 살아라. 난 너의 모든비밀을 알고 있다. 내가 당신에게 요구하는건 단 한가지 돈이다. 수요일까지 내가 만족할수 있는 금액을 아래의 통장으로 직접 입금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경찰조사 결과 협박편지에 기재된 발송인 주소는 가짜였으며 계좌번호와 피의자의 인적사항 역시 어느 노숙자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에 따라 범인색출을 위해 서울시내 모든 경찰서와 함께 공조수사를 펼치고 있으며 계좌번호와 인적사항을 빌려준 노숙자를 연행, 사실관계 여부를 수사중이다.
지난 14일 괴문서를 처음 받았다는 서울 송파구의 한 여의사는 "처음에 받았을 때는 너무 무섭고 겁이 났었다"며 "말도 안되는 협박은 그렇다 치더라도 누군가 나를 노리고 있는 느낌이 들어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같은 구에 위치한 또다른 여의사는 "인근 원장에게 이러한 편지를 받았다고 전화가 와서 인지만 하고 있었는데 다음날 같은 내용의 편지가 와서 매우 놀랐다"며 "누군가 돈을 목적으로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의사회를 통해 접수된 피해사례는 사흘새 벌써 5건에 이르고 있으며 협박에 속아 돈을 입금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회는 괴문서 발견 및 접수시 괴문서와 편지봉투를 시의사회로 보내 줄 것을 당부했다.
여의사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최근 L 산부인과 여의사 강도 및 성희롱 사건과 경남 마산의 H산부인과 3인조 강도, 컴퓨터 도난사건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
이와 관련 한국여의사회 정덕희 회장은 "여의사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고 있는지부터 실태조사를 벌어야 한다"며 "궐기대회 후 의협차원에서의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 7월 시청과 군청 간부 공무원들이 경찰을 사칭한 한 남자에게 뇌물 사건을 수사하겠다는 협박전화만을 받고 현금 8백만원을 범인이 불러준 계좌로 입금,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