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올해 인턴 모집에서 본교(연세의대) 출신 지원자를 20명이나 탈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능력위주의 인재 선발과 순혈주의 개선 의지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6일 연세의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세브란스병원 인턴 지원자 264명 가운데 탈락자는 총 38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을 넘는 20명이 연세의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영동세브란스를 비롯한 10개 자병원의 인턴을 통합 모집했는데 1.1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의대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본교 출신 지원자들이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탈락자 수가 많아진 것은 올해부터 출신학교에 관계없이 동등한 잣대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인턴모집에 앞서 공정경쟁 원칙을 분명히 했으며, 이를 위해 심사위원 가운데 일부를 외부에서 초빙해오는 의지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선발 원칙에 따라 출신에 관계없이 학부와 의사국시 성적에 우선순위를 두고 우수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본교 출신자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탈락해 곤혹스럽고, 역차별 논란이 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세브란스병원의 고질적 문제 가운데 하나인 순혈주의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병원 관계자들은 확신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그간 교수사회가 경쟁이 없어 너무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뚜렷한 연구성과를 얻어내고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순혈주의 타파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