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의료기관의 운영병상이 1년새 9천여개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악화와 간호사 등 인력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의료기관들이 고육지책으로 '병상 폐쇄'라는 최후의 선택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에 따르면 2008년 12월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의 운영병상 수는 전년동기 대비 5.9% 줄어든 12만9260개로 집계됐다.
1년새 병원의 가동병상이 8686개나 줄어든 것.
병원의 운영병상 수가 줄어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특히 요양기관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운영병상 수가 감소했다는 사실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에 대해 병원계에서는 "경기침체와 간호사 등 인력부족, 환자감소 등 악재가 이어진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지방 중소병원들의 경우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병상 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간호관리료는 고사하고, 환자를 관리할 일손이 부족하니 달리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실제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에도 지방의 한 병원에서 간호인력 부족을 이유로 일부 병상을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를 받아도 간호사 부족으로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 관리 가능한 범위로 병상 수를 줄이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병협 관계자는 "중소병원들의 간호인력 부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면서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병상운영비라도 줄어볼 심산으로 이 같은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3차 의료기관으로의 환자이동 또한 중소병원의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중소병원계 한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로 지방중소병원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대학병원들의 병상 신·증설까지 가속화되는 추세여서 '빈 병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