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고대 안암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한 윤지혜 간호조무사는 뜻밖의 손님에 당황했다.
오동주 고려대 의무부총장과 손창성 안암병원장이 친필로 적은 축하카드와 꽃바구니를 들고 병실을 찾았기 때문이다.
얼마전 생일을 맞은 한 교직원의 아내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남편보다 앞서 오동주 의무부총장이 생일축하인사를 전해왔다.
날로 극심해지는 경제불황속에서 오동주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의 감성경영이 병원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저 부임초 민심을 얻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시일이 지나면서 진심으로 전해지고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남다른 경영철학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오동주 의료원장은 임기 초부터 감성경영을 강조해왔다. 본원에서 출산한 교직원 및 배우자를 위해 꽃바구니를 선물하고 생일을 맞은 교직원은 물론, 그 배우자에게도 축하 생일카드를 전하며 감동서비스를 지속하기 수년. 이제는 그에 감동한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다.
안안병원 윤지혜 간호조무사는 9일 "처음에 의료원장이 병실에 찾아와 너무 깜짝 놀랐었다"며 "이렇게 직원 한명한명의 경조사까지 마음 써주는 것이 더 없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얼마전 생일을 맞은 한 교직원의 아내도 "남편보다 의료원장에게 더 일찍 생일축하인사를 받았다"며 "고대병원을 다니는 남편이 자랑스러운 순간이였다"고 전했다.
의료원장과 산하 병원장 등 의료원 경영진들이 실현하고 있는 이 같은 감성경영은 취임 초기부터 현재까지 계속 진행형이다. 내부고객 만족을 위해 고용을 확대하고 동호회 활성화, 교육지원, 복지시설 확대 등 직원 복리후생에 전폭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지난 3년간 10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타 병원들의 경계섞인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특히 오동주 의료원장을 비롯, 병원장 등 경영진 모두가 개인 연락처를 오픈하고 직접 현장을 돌며 교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생일과 각종 기념일을 일일히 챙기고 있으니 교직원들의 사기는 이루 말할 것이 없다.
이러한 경영철학은 각종 경영지표와 수상으로 대내외에 알려지고 있다. 최근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국내 의료기관 중 가장 고용친화적인 병원으로 인증받았고 사상 최초로 일일 외래환자 1만2천명 시대를 여는 등 각종 경영실적들이 연일 사상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오동주 의료원장은 "직원들 스스로가 병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위기와 어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큰 동력"이라며 "이는 구성원 모두가 한 식구라는 공통된 인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원장으로서 직원들 한명한명을 내 식구처럼 아끼다보면 언젠가는 그 마음이 병원 전체로 퍼져나갈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