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함에 쏠린 눈 = 전국의 의협회원들의 시선은 오늘 21일 오전 9시부터 개표가 마감되는 오후 4시 05분경까지 선거개표가 진행된 의사협회 동아홀로 쏠렸다. 이날 하나 하나의 투표함이 열릴 때 마다 동아홀에 몰린 취재진과 관계자들은 목소리를 낮추고 개표결과에 주목했다.
◇ "특급우편도 안받아" = 개표가 막 시작된 직후 9시 35분경 급행으로 1통의 투표용지가 도착. 선관위는 울산의 한 개원의 표로 확인했으나 마감시간을 지나서 도착한 것이므로 반송처리했다.
◇ "한 표가 어디갔지" = 1번 투표함과 2번 투표함이 개봉된 상태에서 갑자기 표 한장이 사라져 잠시 개표가 중단됐다. 갑자기 개표장이 어수선해졌지만 잠시 뒤 개표사무원의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다시 개표 이어짐.
◇ 대리투표 의혹 제기된 31표 무효처리 = 3번, 4번 투표함을 개봉하는 과정에서 전기엽 후보측 참관인으로 참여한 좌훈정 회원이 최근 불거진 전공의 부정 대리투표 의혹이 있는 31표에 대해 문제제기. 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용지 무효 처리를 주장, 선관위는 일단 이를 따로 보관했다가 결국 무효 처리키로 했다.
◇ 각 후보 참관인 누구 = 이날 참관인들은 개표현장을 누비며 실시간 정보를 개표현황을 취재진과 관계자들에게 물어다 줬다. 전기엽 후보는 좌훈정(중앙성심의원)회원, 경만호 후보는 김록권(국군의무사령부)회원과 우봉식(한양재활의학과의원), 박용우(천안요양병원)회원이 참관인으로 나섰다. 또 주수호 후보는 사승언(세화정신과의원), 임동권(문산제일안과의원), 이용민(서울시의사회)회원이 김세곤 후보는 오세창과 양기화(심평원), 조상덕(강서의원)회원이 맡았다. 끝으로 유희탁 후보는 박영규(분당제생병원), 김희준(분당제생병원), 백성모(고대안암병원)회원이 각각 참관인으로 활동했다. 이날 참관인으로 나선 한 회원은 "해당 후보를 지지해서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친분때문에 참관인을 맡게됐다"고 참여이유를 밝혔다.
◇ "이미 결정…회장 확정" = 7번 투표함 개표결과가 발표되자 '혹시나'했던 이들이 "이미 결정됐다"며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일부 관계자는 개표장을 나와 여기 저기 전화를 걸어 "확정" "이제됐다" "회장이 바뀌었다"고 말하며 소식을 전했다. 일부 경만호 진영 관계자들은 서로 "그동안 수고 많았다"면서 밝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등 선거에서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매번 초반 개표 결과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는 징크스(?)는 이번 선거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 전기엽 '승리자에게 박수를' = 당선이 확정된 이후 의협 동아홀에 나타난 경만호 당선자. 그를 둘러싼 취재진과 선거 참모를 비집고 전기엽 후보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고 당선자는 그와 포옹,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전 후보는 "개인적으로 연구직에서 일하고 싶어 최근 삼성의료원에 원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이며 앞으로 의료정책 연구를 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 그가 지지하면 모두 낙마? =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었다. A회원, 그가 지지하는 후보는 무조건 당선에 실패한다는 설은 이번에도 맞아 떨어진 것. 앞서 의사협회 보궐선거 당시에도 그는 지난 후보에서 K후보를 적극 지지했지만 미역국을 마셨다. 이번 선거에서 역시 그는 한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 "가톨릭 의대 첫 의협회장 탄생" = 경만호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가톨릭의대 백성길 동창회장은 "이는 우리 의과대학에서 의협회장을 배출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의미있는 선거결과가 나왔다"고 자축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만호 당선자는 침착한 가운데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비장한 표정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