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병원계의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대형병원과 중소병원간 역할 분담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경북병원회 박경동 신임 회장(사진, 대구 효성병원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지역 병원계는 극심한 불황과 경제위기로 전례없는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경동 원장은 지난 25일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호텔에서 지훈상 병협회장 등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경북병원회 정기총회에서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 2년.
박경동 회장은 “의료진과 간호사 등 의료진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으며 내원환자 급감이 이어지고 있어 미래 환경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난국에 빠진 지역 병원계의 실정을 설명했다.
그는 대학병원의 병상증설과 수도권 집중화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박 회장은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역할 부담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쪽 모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하고 “일례로, 대구지역 4개 대학병원이 심장혈관이나 장기이식, 암센터 중 특화를 꾀하고 중소병원과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백화점식 치료와 병상증설에 우려감을 표했다.
박경동 회장은 이어 “일반적인 중증환자도 KTX 개통 후 서울로 가고 있는게 현실”이라면서 “우수인력과 첨단장비 등이 지역 병원에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MRI나 CT 등 영상장비로 수익을 내는 서울로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쓴소리를 가했다.
박 회장은 잘못된 의약분업으로 빚어진 약국의 건보재정 누수 현상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약분업은 약사를 위한 정책으로 의사가 30일 처방해도 동일한 진료비를 산정하는데 약국은 조제료와 약국관리료를 일별로 추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약 보관함에서 꺼내는 것에 불과한 약사들의 행위를 왜 받아야 하냐”며 건보 악화를 부추기는 의료정책의 모순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경동 회장은 “비록 어려운 시기지만 힘든 때일수록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저력을 발휘할 힘도 있다”면서 “270곳 병원들의 가입율을 현 32%에서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경영세미나와 소식지 발간 등 실익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병원협회가 서울 병원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은 이해하나 지역의 애로사항을 경청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며 “지역 병원계의 의료인력 수급과 사무국 운영지원 등 시급한 현안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병협의 협조를 당부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박경동 회장은 경북의대 졸업 후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효성병원(산과 61병상, 소아 31병상) 원장을 맡으며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대통령 표창(00년)과 법무부장관 표창(04년)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