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리학, 병리학 모델을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경희 한의대 김형민(약리학) 교수는 10일 경희대 개교 60주년 기념 국제의학학술대회에서 ‘한의학 연구의 정체성 위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진정한 한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한의학적 이론에 의한 한방 생리학, 병리학적 모델이 절실하다”고 못 박았다.
김 교수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100편 이상의 SCI(E)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석학이다.
김 교수는 “본인도 약학을 전공했지만 양방 생리학, 병리학을 기초로 해서 약리학이 발전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가지 않으면 한의학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부터라도 생리, 병리를 기초로 한 한방 약리학 발전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해 한 참석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사자성어를 들어 반론을 제기했다.
‘화이부동’은 교수신문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지만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모든 연구, 관심사는 접근 방법이 다양할 수 있다”면서 “연구자들의 주장은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주장이 다르다고 해서 내 눈으로 평가하는 것을 지양하고 서로가 애정을 갖고 긍정적으로 보면 한의학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양의학적 시각에서 한의학을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 충돌하는 것보다 화합해서 잘 나가길 기대하고, 한의학이 미래 의학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한의학을 제대로 확립시키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