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환자 2명에게서 동일한 병원균이 검출돼 이들이 병원 안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 서면 모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뒤 지난 12일과 19일 잇따라 사망한 2명의 환자, 그리고 15일 수술을 받고 중태에 빠져 입원한 환자 1명은 모두 신체 장기에 세균이 감염돼 발생하는 패혈증 증세를 보였다.
경찰은 먼저 수술도구가 멸균이 제대로 안 돼 세균감염이 생긴 것으로 보고 지난 20일 수술복과 수술도구 29종을 압수했지만 최근 감식결과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수사가 한때 미궁에 빠지는 듯 했지만 경찰은 최근, 두 번째 사망자인 김 모(47·여) 씨에게서 패혈증 원인균 3가지를 검출해 냈다.
그리고 패혈증으로 중태에 빠졌다가 회복 중인 권 모(52·여) 씨에게서 나온 병원균과 김 씨에게서 검출된 병원균을 대조한 결과 두 사람에게서 검출된 세균 가운데 2가지가 서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진경찰서 윤경돈 형사과장은 "검사결과 두 사람에게서 모두 아크로모박터와 세라티아가 검출됐다"면서 "패혈증으로 서로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서 같은 병원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이들이 성형외과 의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크로모박터균 동시검출 이례적, 병원내 감염 시사
특히 아크로모박터는 치명적인 패혈증을 일으키는 균으로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세균이어서 두 환자 모두 문제의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수술을 받던 도중이나 그 직후 감염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사에 탄력을 받은 경찰은 첫 번째 사망자인 박 모(29) 씨에게서 나온 세균과 앞서 검출된 병원균이 서로 일치하는 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병원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해 두 번째 사망자인 김 씨가 지방흡입 수술을 받던 당시 김 씨에게서 추출한 지방성분이 기계에 남아있는 점을 확인하고 지방성분을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첫 사망자에게서도 같은 세균이 나올 경우 환자들의 병원 내 감염은 거의 확실시 되고, 여기에 김 씨의 지방성분에서 세균감염이 확인되면 지방흡입기 등 수술도구가 오염됐다는 추정도 가능해져 사건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지 앞으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또 병원 측의 주장대로 오염된 주사제로 인한 감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제출받은 주사제도 국과수에 검사를 의뢰했다.
주사제가 오염됐다는 결론이 날 경우는 주사제의 제조에 문제가 있었는 지 아니면 관리상의 문제로 오염이 됐는 지가 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칼타임즈제휴사/부산CBS 장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