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국감 시즌을 맞았다. 5일부터 시작하는 국감에서는 가장 시급한 현안인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정부의 대책, 제약시장 불공정거래행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한바탕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고소득자 탈루, 건보료 미납, 요양기관 부당청구 등 단골메뉴들도 어김없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 의원이 들고나온 차등수가제 폐지 문제도 시비거리다. 아울러 건보재정난 해소를 위한 정부의 국고지원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18대국회 2년차 국정감사이니 만큼 겉핧기에 불과했던 1년차 국감보다는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내용들이 다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국감에서는 특히 제도적인 문제를 심도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술했던 차등수가제 폐지 문제 등이 그것이다. 차등수가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던 사안이다. 환자수가 많으면 의사의 진료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삭감이 단행된다. 연간 800억원의 진료비가 이런 이유로 삭감된다. 불합리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복지부는 요지부동이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위원 다수가 차등수가제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심재철 의원 등이 이번 국감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인데, 차등수가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이밖에도 오랫동안 의료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잘못된 제도들을 뜯어고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국민건강보험법, 의료법, 약사법 등 구석구석 박혀있는 '악법' 등리 국감을 계기로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 우려되는 것은 이번 국감이 신종플루 사태에 뭍히는 것이다. 들리는 얘기는 신종플루 문제로 복지위가 안팎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즉 작년은 '멜라민 국감'이었다면 올해는 '신종플루 국감'이라는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현안을 내던지는 국감이 걱정되는 대목이다. 신종플루라는 단순하고 일시적인 사안에 매몰되어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