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2년차' 국정감사가 한창이지만 벌써부터 심심한 국감이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복지위는 5일과 6일 양일간 복지부에 대한 감사를 마친 상황. 그러나 지난 이틀간의 감사과정을 지켜보자면 소위 끌고 가는 맛도 또 밀어 붙이는 맛도 그저 밍밍하기만 했다.
이슈 쫓아가기, 아이템 재탕 등 이른바 감사 고질병들이 이번 감사에서도 고스란히 노출됐고 대안없는 '터뜨리기'도 형태도 재현됐다.
대형병원들의 부당청구 문제가 어김없이 도마 위에 올랐고 수년째 국감 단골메뉴가 된 약가 문제에도 다수의 의원들이 관심을 보였다.
또 최근 화제가 되었던 '나영이 사건'과 관련해 수명의 의원들이 복지부의 대응미비를 질타하고 나섰고, 복지부 압수수색까지 이어졌던 바우처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당수 의원이 질의를 했다.
물론 보건복지분야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사건들이 국정감사장에 등장했다는 것은 특별히 문제삼을 것도 실망할 것도 없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의원들의 이날 발언들은 소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한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큰 실망을 줬다.
"열심히 하세요"-"열심히 하겠습니다" 수준의 발언을 보고 어느 국민이 속 시원하거나 가슴 뜨거워지는 감흥을 느끼겠는가.
대안없는 터뜨리기 행태도 여전했다. 의료기관 부당청구 문제, 타미플루 처방 몰아주기 등 '아니면 말고' 식의 질의들은 속을 답답하게 했다.
또 하나, 이른바 의원들의 '원맨쇼'도 지켜보기 거북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의 공정집행 여부를 감사하는 자리다. 국회가 국민이 선출한 의원들로 구성된, 대의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정운영과 관련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여야 한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제한된 시간내에 질의들을 쏟아내느라 국무의의원들의 발언기회, 다시말해 국민들이 국정운영과 관련된 의혹이나 논란에 대한 정부측의 해명을 들을 기회를 빼앗았다.
18대 국회도 이미 2년차를 맞이했다. 초기년도의 어설펐던 모습은 애교로 봐줄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국정감사는 '국회,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고 말 것이다.
2009년 국정감사, 아직 보름이 넘는 일정이 남아있다. 남은 기간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 그리고 열린 귀로 무장한 의원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