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일반 피부가 아닌 버려지는 흉터 조직에서 피부줄기세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특히 윤리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어서 학계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이훈택 교수(동물생명공학, 바이오장기연구센터 소장) 연구팀은 경희대 이보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제왕수술 흉터를 제거하면서 버려지는 흉터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재생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지에 정식 출간(12월호)에 앞서 12일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이훈택 교수팀은 제왕절개 수술 완치 환자의 버려지는 흉터 조직으로부터 줄기세포를 분리한 뒤에, 성장인자(BMP-4) 처리 과정에서 줄기세포 덩어리 형성을 유도해 성공적으로 다량의 줄기세포를 생산했으며 이들 줄기세포를 인위적으로 신경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들 신경세포들이 자가 세포이식 및 질병치료 등 세포치료제로 활용 가능한 지 검증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사람의 피부세포에서도 성체 줄기세포가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지만 분리 효율이 낮아서 충분한 양을 얻을 수 없어 의학적 용도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일반 피부가 아닌 흉터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보다 많은 양의 피부유래 줄기세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러한 방법으로 생산된 세포의 분화능력이 기존의 성체줄기세포와 유사하다는 것도 확인되어 앞으로 흉터유래 줄기세포의 의학적 활용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어서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문대로라면, 1차적으로 신경전구세포의 개발을 통하여 자가이식 및 임상이 가능하게 된다.
이훈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성형수술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흉터의 피부조직에서 효과적으로 줄기세포를 분리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이러한 세포들을 인슐린 분비세포로 분화를 유도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세포의 이식실험을 통하여 당뇨병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