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법 일부 개정안 중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개정을 두고 의료계가 양분되는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원격의료를 도입해야 함은 당연한 과제인데도 말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는 보건의료 전반에 걸친 커다란 형태변화로서 기존의료의 도전으로 인식 된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그동안 정부가 의료정책에 있어 의료계에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일방적 정책개발을 해왔던 결과로 인한 의료계의 피해의식 때문이요, 셋째는 현 의협 집행부가 이를 신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잠재 성장 가능성을 과장 하는 등 원격의료의 적극적 활성화에 앞장서온 태도가 회원들이 걱정해 온 신규제도에 따른 피해와 갈등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과는 상충되어 반감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원격의료(medicine at a distance)는 엄밀히 말해 통신의료(telemedicine)의 일부분인 원격 화상진료 시스템(Remote visual health system) 이다.
취약계층과 취약지역, 교정시설 수용자, 해외시설 근로자와 파견 및 전쟁 중인 군인, 선박 및 항공기내 의료상황 등 필요한 곳이 많고 비용이 다소 더 들더라도 도농간 의료복지 격차의 해소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일부 민간 보험사를 중심으로 24시간 의료 서비스 시스템을 위한 Patient Anywhere ,Doctor Anywhere(환자 어디서나, 의사 어디서나)를 표어로 내걸고 홍보 중이다.
도입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은 원격의료의 허용범위, 진료수가, 시행 의료기관 허용범위, 처방약의 원격 배송과 복약지도, 개인정보 보호와 진료기록 저장 및 관리 장소,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소재 등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원격의료에는 보건의료의 공공성과 산업적 측면이 혼재된 복합적 개념인데 최근 세계적으로 IT 기술의 발달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으로 IT 기술의 발전에 많은 혜택을 입은 우리나라로서는 이를 또 다른기회로 이용해야만 한다.
기술적으로도 현재 가입자가 100만이 넘은 IPTV 보급과 더불어 지상통신망 과 인공위성 무선망을 연계한 통신기술을 통해 3-4년 안에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수많은 원격진료 관련 기기업체와 시스템 서비스 업체들이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원격 영상 전송 서비스 사업에서는 GE Medical Systems, Siemens Medical Systems 등을 비롯하여 원격의료 시스템 통합 기업인 American Medical Development, HealthNet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HP, IBM, Cisco Systems 등 IT전문 기업들도 원격진료 시스템 관련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개정 하려는 의료법에는 당초 예상되었던 처방약의 원격 배송이 빠지고, 의약품의 대리수령으로 대체되었다.
이유는 택배를 통한 처방약 배송과정 중 의약품의 변질에 대한 우려가 원인이라고 한다. 변질 우려가 있는 아주 극소수의 의약품을 제외하면 될 것이지 대부분의 건조상태인 알약과 캡슐 약은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데도 말이다.
원격진료를 받고 전자 처방전을 발행 받은 도서 벽지 주민이 본인 이건 가족의
대리수령이건 처방약을 사기위해 다시 먼 곳의 약국에 방문해야하는 불완전한 개정안이 통과 된다면 원래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법 개정이요, 원격의료를 실패로 몰고 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는 원격의료가 아니라 원격상담(teleconsulting)에 머물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는 반드시 택배를 통한 처방약 원격배송이 허용되어야 한다. 원격배송을 위한 물류 센터 건립과 복수약국이 참여하는 구매와 처방전달을 전자적으로 요청하고 복약지도도 수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있다.
복약 지도가 걸림돌이라면 원격의료시 의료인이 복약지도를 하던가, 약사가 원격 복약지도를 하면 될 것이다.
원격 진료의 대상으로 동일의사에 의한 동일한 임상진단, 동일한 투약 등을 전제로한 재진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일차 의료기관 에 우선한다는 법적 명문 규정이 있다면 실시간(real time)을 포함하여 틈나는 시간에 자기 환자들을 먼거리에서도 돌볼 수 있는 일차의료기관이 늘어 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통해 원격 진료를 통한 야간 당직이나 응급의료체계 와
온콜 전문의 구축, 여러 전문의 협진 가능 등 응급 및 특수상황에 대한 역할 제공도 가능할 것이다.
유사의료행위를 배격하고 의사가 중심이 된 원격 건강증진서비스, 원격질환 서비스와 같은 원격 건강관리 서비스도 도입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를 위해서 ISO(International Standards Organization)와 IEC(International Electro-326 technical Commission)간에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을 중심으로 의료정보 표준화, 전송의 표준화를 health level seven (HL7)에 의뢰하는 등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원격의료 기술의 도입을 계기로 의료와 관련 산업이 운영 경험과 관련 노하우를 축적하여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다.
이를 위해선 시급히 의료법 개정안에 반드시 처방약 원격 배송과 응급 및 특수상황에서의 2, 3차 의료기관의 예외조항 등을 포함하여 의료전달체계가 정립된 1차 의료기관의 자율적 참여가 보장되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