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항암제 ‘넥사바’의 보험급여 대상에서 말기 간암을 제외하자 대한간학회와 환우단체가 한 목소리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간질환 환우단체인 간사랑 동우회는 16일 간의 날(20일)을 앞두고 말기 간암에 대한 보험급여 차별 시정을 촉구했다.
간사랑 동우회는 “뚜렷한 치료 대안이 없는 말기 간암 환자들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생명 연장의 가능성”이라면서 “효능이 입증된 최신 항암제들이 소개되고 있어도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치료 기회조차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폐암 등 다른 암종의 경우 보험이 되는 약제가 다수 있지만 말기 간암환자들은 ‘넥사바’가 유일한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간사랑 동우회는 “보험 적용이 되면 약값의 1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환자의 부담이 훨씬 감소하는데 간암에 임상적 유용성이 증명된 유일한 약제가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타 질환과의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특히 간사랑 동우회는 “정부 차원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암환자의 본인부담 금이 10%에서 5%로 경감되지만 현재 약제비 100%를 부담해야 하는 말기 간암환자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돌아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간암은 치료비가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재발률이 높고, 치료 성공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말기 간암 치료법은 대부분 국소 치료에 머물렀고, 다른 암에 많이 적용되고 있는 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요법이 진행성 간암에는 크게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먹는 말기 간암 치료제 넥사바가 국내에 선보이면서 환자에 전신적 항암 치료가 가능해졌고, 이 약제는 간세포성암의 생존율을 유의하게 증가시킨 유일한 약제로 평가되고 있다.
간사랑 동우회는 “이런 부당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가 말기 간암에도 넥사바를 급여로 인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부는 내부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간사랑 동우회는 “보험 재정이 넉넉지 않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말기 간암환자들은 고통스럽게 짧은 생을 마감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대한간학회(회장 이승규·이사장 이영석)도 20일 제10회 간의 날 기념식과 함께 환자를 둘러싼 사회 환경과 제도적인 문제,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