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관들이 해외환자 유치사업의 최우선 공략지점으로 러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데다 타 국가보다 상당한 수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러시아 통역인원을 배치하고 현지 에이전시를 활용하는 등 러시아 환자들을 잡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 개원한 서울성모병원은 러시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 중 80%가 러시아 환자인 것.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9일 "지난 6월 건진센터를 개소하고 약 150여명의 외국인이 건진서비스를 받았다"며 "이중 대부분은 러시아에서 온 고객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은 병원에서 직접 고용한 러시아인 코디네이터와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인 고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러시아인 의사가 직접 문진을 하고 건강검진 절차를 도와주기 때문에 러시아권 환자의 만족도 역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서울병원도 러시아 공략의 선봉에 서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의료관광사업 초기부터 러시아를 주목하며 남다른 성과를 보여왔다.
최한용 병원장을 중심으로 해외환자 유치 TF팀을 꾸렸으며 러시아어 통역이 가능한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채용했다. 또한 러시아 홈페이지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순수 치료목적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근에는 해외환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에 따라 현지 에이전시들도 삼성서울병원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유치부터 치료와 지원까지 스스로 해결하겠다며 이를 고사해왔다.
그러한 노력이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결국 블라디보스톡시가 삼성서울병원에 MOU를 요청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동서신의학병원도 양한방협진을 무기삼아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특히 양한방을 혼합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특화된 마케팅 방법을 활용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동기 대비 동서신의학병원을 찾은 해외환자는 전년보다 12%나 늘었으며 수익은 25%나 상승했고, 특히 이 중 러시아 환자가 3배 이상 늘어나 공략국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소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선병원은 최근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시와 의료관광 MOU를 맺고 150여명의 외국인을 유치했다.
또한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시 대표단을 초청해 목동 본원과 종합검진센터, 치과병원 등을 견학하기도 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러시아는 지역적으로 매우 인접하며 높은 의료기술을 가진 한국의 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한국 의료를 경험해본 집단이 국내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가 상당해 입소문이 퍼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