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 신종플루 예방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18일 위탁병의원들은 하루 종일 큰 혼란들 겪었다. 방역당국이 접종 예약을 받기 위해 마련한 예방접종행정지원사이트(http://ir.cdc.go.kr)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접속장애, 지연, 오류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예약시스템에 접속이 지연되고나 아예 안되고 각 의료기관이 담당하는 접종대상자 정보가 잘못 표기돼 예약 신청을 해도 접종대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접종을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예약한 시간차가 2시간에 불과한데도 접종일은 1주일씩 차이가 나고 예약 날짜를 변경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당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예방접종행정지원사이트가 하루 종일 먹통 아닌 '먹통'이 된 사태는 방역 행정의 엷음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18일 오전 한때 동시 접속자가 8만명이 넘어서기도 했지만 시스템 다운이나 오류 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선 위탁 병의원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당국은 아무 문제도 없었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당국이 접속자 폭주에 대한 비상대처 능력을 갖추고나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신종플루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망자가 80명을 훌쩍 넘어섰고 이 가운데는 고위험 군이 아닌 건강한 사람도 많았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예방접종을 구세주처럼 여기고 있다. 사전 예약이 폭주 사태가 현실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실수를 하는 것과 실수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별개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원인을 규명하고 바로잡아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신종플루에 대처하는 당국의 올바른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