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레지던트 모집을 두고 일부 학회들의 한숨이 깊다.
수년째 레지던트 정원수를 조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병협이 이를 받아들여 주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당수 학회들은 올해도 사실상 수급정책에 혼란을 예상하며 방향을 찾지 못하고 답답해 하고 있다.
이들 학회들이 답답해 하고 있는 부분은 한가지로 요약된다. 현재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의수 보다 전공의 숫자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회들은 자체 용역은 물론, 억대의 예산을 들여 외부에 용역을 맡기고 이에 대한 근거자료를 내놓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병협의 반응은 묵묵부답이다.
실제로 이들 학회들의 주장은 일부 일리가 있다. 전공의 수가 현재 교수를 포함한 봉직의 숫자와 생존할 수 있는 개원 수요를 넘어설 경우 이미 그 수급정책은 실패했다는 목소리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일부 전공의들은 갈 곳을 잃고 방황하게 되며, 이러한 과잉공급이 계속되면서 그 전문과목이 기피과로 변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힘의 논리에 밀려 매년 묵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병원들의 증축은 지속되고 있고 병상수의 증가에 맞춰 필요한 레지던트 수요는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균형의 조짐은 이미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매년 기피과로 지목돼 왔던 일부 과를 제외하고도 미달되는 전문과목은 계속해서 늘고 있고 상당수 수련병원들은 정원을 배정받았어도 수년째 전공의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결국 수요과 공급의 엇박자가 다듬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간 3400명 가량의 의사가 배출되지만 전공의는 이보다 800명이나 많게 모집하니 구조적으로 일부 전문과목은 지원자가 없을 수 밖에 없다"는 한 학회 이사장의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전문의의 수요과 공급은 의료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구성요소다. 지금의 이러한 엇박자를 지속해간다면 의료계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