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병·의원 건강보험 수가가 최종 결정됐다.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어 병원은 1.4%, 의원은 3.0% 인상하고 건강보험료는 4.9% 인상한다는 협상안을 타결했다. 공단과의 협상이 결렬돼 페널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병·의원 수가가 예상보다 높게 결정된 것은 여러모로 잘된 일이다. 공단은 최종안으로 1.2%와 2.7%를 제시했는데 이보다 높게 결정된 것이다.
이번 결정은 공단과 협상이 불발하더라도 페널티 없이 건정심에서 더 높은 수가를 받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수치도 밀고 당기는 전략을 적절히 구사한 끝에 얻어낸 결과다. 실제로 일각에서 공단의 수가협상력을 떨어뜨려 앞으로는 자율 계약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의-병협 비대위 구성 등 공급자단체들이 한데 똘똘 뭉쳐 수가협상 구조의 문제점 해소를 위해 정면 돌파를 시도한 점도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협과 병협의 수가 인상이 2010년 약제비를 4000억 원 절감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2011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건정심은 절감 목표액 달성시 추가 절감액의 50% 미달할 경우 미달액의 절반을 50%를 2011년 수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그런 점에서 의협과 병협은 회원들을 적극 독려해 저가약 처방, 처방품목수 줄이기 운동에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또한 한방물리요법의 급여방안이 건정심을 무사통과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국민건강보험 체계 하에서 포화상태에 있는 병의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건강보험 수가를 올리는 일이다. 수가협상이 중요한 것임은 새삼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의료계는 앞으로는 보다 철저한 협상 전략을 세워 수가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