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올해 건강보험제도 30년을 전면 재평가하는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복지부-공급자-가입자 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1977년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나온 정부의 각종 정책들이 목표대로 되었는지 평가하고 발전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의사협회는 또 의사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의료기관 경영 활성화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경만호 회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 13개 항목의 2010년 의협 주요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경 회장은 "77년 이후 정부의 정책들이 목표대로 잘 되었는지 평가함으로써 발전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복지부-가입자단체와 토론을 통해 전체적으로 진단해보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경 회장은 또 "의료제도와 보험제도 개선을 위해 한 해 동안 바쁘게 뛰겠다"면서 "의료비 상승과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의약분업을 객관적으로 재평가하고 수가협상의 부대조건인 약품비 절감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부 시책에 끌려만 가던 기존의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의료계가 정책을 주도한다는 능동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되, 의사의 처방권이 제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경영 활성화와 관련해 경 회장은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1차 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분명히 하고 보건소와 보건진료소가 본연의 기능인 예방과 방역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처방행위에 대한 적정한 보상기전을 마련하고 상대가치점수를 재조정하며 시장경제원칙에 어긋나는 차등수가제를 폐지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경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서비스 선진화 사업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투자개방형의료법인, 건강관리서비스사업, 원격의료 등 굵직한 이슈들이 떠오르고 있는데, 회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료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에 의미를 두어 의료관광 활성화에 의협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인력 수급과 관련해 경 회장은 "현재 국내 의사 수는 적정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같은 속도로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력공급 과잉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의사 양성제도를 개선하며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경 회장은 이와 함께 의협의 새로운 100년 미래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새백년위원회를 구성해 한국의료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정관 및 규정을 정비하며 회관건립을 추진하는 등 내부 살림을 챙기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특히 선거제도 개선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직선제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직선세 부작용을 개선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편투표, 기표소투표 등 집행부 안을 마련해 정기총회에 안건으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