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여 길병원 이사장이 제왕절개로 살려낸 4명의 쌍둥이가 20여년이 지난 후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취직해 화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출산 직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길여 회장은 이들의 학비를 지원하고 이들은 꼭 길병원에 취직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간호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길병원으로 향해 이들의 끈끈한 인연이 관심을 끈다.
16일 병원에 첫 출근해 가운을 입고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4명의 새내기 간호사들을 반가이 맞는 얼굴이 있었다. 바로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
병원 이사장과 새내기 간호사들의 만남이라기에는 너무나 끈끈해보인다했더니 인연이 있다. 이들 4명 모두 이길여 이사장의 손을 통해 세상에 나온 쌍둥이 들이다.
지난 1989년 1월 산모 이봉심 씨는 출산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인천의 작은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출산예정일에 앞서 양수가 터져나왔고 병원에서는 큰 병원으로 가라며 이들에게 통보했다.
우왕좌왕하던 이들은 결국 길병원의 문을 두드렸고 호출을 받고 나온 이길여 이사장의 산부인과팀은 몇시간에 걸친 제왕수술 끝에 네쌍둥이의 분만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가족들은 당장 수술비는 물론, 인큐베이터 비용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사정을 알게 된 이길여 이사장은 이들의 병원비를 모두 면제시켜줬고 나중에 대학에 가게 되면 학비까지 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후 18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로를 잊고 살았던 그들은 이길여 이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 중에 이들 네쌍둥이를 기억해 내면서 다시 인연이 시작됐다.
학비를 대주겠다던 약속을 지키려 수소문끝에 이들 4명을 찾아내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한 것. 그후에도 3년간 해마다 네명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해왔다.
이에 이들은 간호학과에 입학해 꼭 길병원으로 이사장을 찾아가겠다고 약속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3년간 학업과정을 마친 뒤 모두 길병원에 지원해 간호사로 채용됐다.
네 쌍둥이의 맏이인 황 슬씨는 "이길여 이사장이 약속을 지켰든 우리 자매들도 이사장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열심히 섬기는 가슴 뜨거운 간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길여 이사장은 "당시 산모의 사정이 너무 딱해 안타까운 마음에 했던 약속이 이러한 인연으로 만나게 돼 너무 뿌듯하고 기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