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이어 A형 간염 확산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권, 특히 강남권에 거주하는 인구의 항체 보유율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유병철, 백승운 교수팀은 최근 건강의학센터를 방문한 250여명의 검진자를 바탕으로 국내 전지역의 인구에 대한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을 조사하고 17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국내에서는 20대 이하에서, 지방보다는 서울이, 서울중에서도 강남권에 거주할수록 항체 보유울이 현저하게 낮았다.
유 교수팀이 20~69세까지 각 연령층을 무작위로 추출해 항체 양성률에 대한 연구를 시행해보니 20대의 항체 보유율은 단 2%에 불과했다.
하지만 60세 이상의 사람들은 보유율이 100%에 달했고 50대는 94%, 40대는 92%, 30대는 72%로 파악됐다.
서울과 지방간의 차이도 컸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30대는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25%에 불과했지만 지방은 55%에 달했던 것.
특히 서울내에서도 강남과 강북사이의 격차도 나타나 주목된다. 강남구, 서초구 등 강남지역의 20대, 30대들은 항체 보유율이 20%에 불과했다.
비 강남지역 20대, 30대들의 항체 보유율이 42%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유 교수팀은 이같은 차이를 사회, 경제적 수준의 격차 때문으로 분석했다.
서울, 특히 강남지역으로 갈수록 사회, 경제적 수준이 높아져 어릴때부터 깨끗한 위생환경에서 자라나면서 A형 간염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됐다는 것이다.
유병철 교수는 "이전과 달리 A형 간염의 발생연령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며 "현재 A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20대, 30대들이 나이가 더 들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전격성 간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최근에는 간이식까지 받아야 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며 "A형 간염에 대한 예방접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