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고3인 자녀를 바라보는 학부형의 불안함도 이것으로 날려버렸지요."
양천구 조소아청소년과 조보경 원장은 취미활동으로 '세라워크(그릇에 그림을 그려넣는 것)'예찬론을 펼쳤다.
평소 악기연주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지만 다른 취미들은 공연을 앞두고 있거나 실력이 늘지 않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세라워크만큼은 늘 그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줬다.
꼼꼼하지 못했던 성격도 작품을 만들면서 많이 고쳐졌단다.
"그릇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불에 구워 나오면 꼭 빈틈이 보이더라고요. 작품을 보면서 저의 꼼꼼하지 못한 성격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제 성격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이렇게 세라워 크에 빠져 지낸 지 4년째. 처음에는 미숙했던 작업들이 이제 제법 그럴듯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요즘에는 지인들의 기념일이면 자신이 만든 작품으로 선물을 건네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라워크를 시작한 초반에 조악하지만 그래도 제가 만든 작품을 선물하는 게 즐거웠어요. 요즘에는 제법 괜찮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 더 뿌듯하지요."
그는 지난해 조종하 전 양천구의사회장이 퇴임했을 때에도 도자기에 회원들이 직접 사인한 세라워크를 완성해 전달해 주목을 받았다.
이제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췄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생각은 없단다. 그는 자신에게 평온함을 안겨주는 작업이 즐겁고 좋을 뿐이라고.
특히 얼마 전 타일 6개를 붙여 완성환 '노아의 방주'는 지금까지 세라워크 작업을 하면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집안에 전시해놓고 볼 때마다 자신이 한 작품이라는 생각에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조 원장은 요즘 새로운 작품 구상으로 들떠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하나씩 그릇에 옮겨 그려나갈 생각이다.
하루하루, 세라워크 작가에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