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국제위암학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노성훈 대한위암학회 회장(연세의대)은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학술대회 개최는 제약업체 기부금에 많이 의존했다. 그러나 공정거래규약이 시행된 이후 제약회사들이 학술대회 후원을 꺼리고 있는 추세가 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위암학회는 내년 4월20~2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다. 세계 각국에서 2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학회 쪽은 내다보고 있다.
국제위암학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회장은 "국제위암학회를 위해서는 최소한 15억원의 재정이 필요한데, 학회 통장에는 겨우 4억원 뿐이다. 법인화를 통해 기부금을 받으려 해도 돈이 너무 많이들어 엄두도 못내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노 회장은 이어 "정부는 위암과 간암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해준게 뭐가 있느냐. 그래놓고 기부금까지 막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제 오전 한 모임에서 학회를 맡고 있는 서울대병원 N교수를 만났는데 그 분도 골치를 썩고 있더라"고 전했다.
노 회장은 "개인적인 리베이트는 처벌해야 마땅하지만 학술대회 지원은 학회와 학문의 발전을 가져온다. 의사, 간호사, 약사를 교육하면 그 혜택은 국민에게 간다"며 "학회 기부금은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지난 10년간 학회 지원금을 강력하게 제한한 결과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며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노 회장은 "제약회사의 학술대회 지원은 산학협력의 일부분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이를 규제하기 보다는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감시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앞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제약협회 관계자들도 만나 설득할 것이다.제약사의 학술대회 지원은 리베이트가 아닌 산학협력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