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조직검사 수가 인하와 관련, 전공의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파업으로 인해 벌어진 업무 혼선과 환자 불편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양대병원 박찬금 병리과장은 이번 파업과 관련 교수들이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총동원 되고 있으나,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공의 3명은 9일 파업을 시작으로 출근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
그는 “전공의와 함께 판독 작업을 해도 일손이 늘 부족함을 느꼈는데, 이렇게 전공의가 빠져나가 공백이 업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려 목소리를 냈다.
장기석 조교수는 “현재 교수들이 학회 참석을 취소하고 연구에는 손도 못 대며 판독 작업에만 매달릴 정도로 업무 부담이 가중됐지만, 현장에선 병리과의 미래를 위해 전공의의 파업을 적극 지지, 동조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 업무 부담에도 불구, 파업에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가 단순히 수가 인상을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즉 현재 수가 인상과 같은 지원책 없이는 장기적으로 병리과의 지원 감소를 피할 수 없고, 전공의의 충분한 수급 없이는 과중한 업무로 판독에 소홀해져 국민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을 경계하고자 함이라는 것.
또한 수가 인하와 관련 병리과에 대한 몰이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자를 직접 상대하지 않는 과이다 보니,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다는 것.
박찬금 병리과장은 “슬라이드 제작과 검체의 처리·보관이 모두 수작업에 의존하는 형태이고 조직의 육안 검사에도 많은 시간이 걸려 일손이 늘 부족하다. 더욱이 이런 열악한 환경에 소위 돈이 안 되는 과이다 보니 전공 지원자도 적은 실정인데 수가 인하를 결정한 건 병리과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라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기존 업무와 별도로 암 수술 일정에 맞춰 당직을 서는 등 외과 지원을 위해 눈에 드러나지 않는 업무 부담이 크다는 것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현재 전공의의 파업으로 인한 업무공백은 교수가 총 동원돼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판독 지연으로 환자들도 불편을 겪는 게 현실화 되고 있다”며 정부의 아무런 대책 없이는 파업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병리학회는 이달 14일까지 병리 수가 현실화 방안이 없을 땐 실력 행사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정부는 판독검사 지연 등 환자의 불편이 초래될 시에는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병리 수가를 둘러싼 마찰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