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장 인근 지역 주민들이 정신건강 장애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산업의학과 이경종 교수팀(박재범, 민경복)은 11일 "비행장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청력장애나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장애와 수면장애를 일으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9년 8월 군산비행장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1027명을 대상으로 소음의 노출정도에 따라 고노출군(80웨클 이상), 저노출군(60~80웨클), 대조군(60웨클 미만)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이다.
조사 결과, 고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이명, 난청 등의 청력장애 위험과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 위험 및 수면장애 위험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5년 이상 거주한 주민 857명 중 고노출군에서 68.2%가 이명 증상이 있다고 호소해 대조군 41.9%에 비해 높은 이명 유병률을 보였다. 이를 다변량 분석결과 대조군에 비해 저노출군과 고노출군의 난청 위험이 2~3배 높음을 확인했다.
또한 고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우울(2배), 불안(4.2배), 스트레스(3.9배)로 정신건강 위협 위험이 2~4배 높았다.
특히 이같은 정신건강 질환으로 판단된 주민 19명 중 10명에 대한 정신과 의사의 면담결과 우울장애, 기질적 뇌질환 후 불안 및 우울장애, 공황장애, 급성 스트레스성 장애, 일차성 수면장애, 알코올 의존, 비특이성 불안장애로 진단됐다.
비행장 소음에 따른 수면불량 유병률은 대조군 45%, 저노출군 72%, 고노출군 77%로 소음노출정도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경종 교수는 “비행장 주변 지역주민은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지자체와 공항운영측, 주민간 충분한 합의를 통해 항공기 소음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근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지역사회 건강영향에 대한 단면연구이므로 항공기 소음과 건강영향과의 원인 결과 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려운 것"이라며 대규모의 추적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