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은 의학이 발전할수록 의학적 판단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이 때문에 근거 수준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대석 원장은 최근 발간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소식지 <근거와 가치> 8월호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허 원장은 “의학적 판단에서 피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의학의 발달과 함께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PET, 유전자검사와 같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진단은 세분화되고, 신약이 개발될수록 의료현장에서의 불확실성은 증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들 들면, 암이라는 진단도 조직검사에 의해서만 분류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검사기법의 도입으로 더 세분화되고, 그에 따른 치료법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상시험에서 20% 효과를 보인 치료제의 경우 효과를 보이는 20%에 속할지,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발생하는 80%에 속할지 여부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며, 동일한 질환에도 다양한 치료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학적 판단의 불확실성 때문에 당황하는 환자와 오해를 받는 의료진이 있는 반면 이런 점을 악용해 이익을 취하는 사이비 의료인들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그는 “그로 인한 피해로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다”면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의료기술을 공정하게 평가해 관련 정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공적 기능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건강을 지키고, 불필요한 경제적 손실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는 의료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의학이 더 발전하더라도 의학적 판단에서의 불확실성 문제를 완전히 극복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거의 수준을 합리적으로 평가해 객관적인 정보를 국민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알리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