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이 대한흉부외과학회에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에 대한 연구결과를 신뢰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 달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은 지난 6일 대한흉부외과학회에 '흉부외과학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란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허 원장은 이메일을 통해 “전화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흉부외과학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마무리될지 모르나 국정감사가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10월 19일까지 (국회에) 답변서를 보내야 합니다”고 환기시켰다.
또 허 원장은 “그 이전에 '흉부외과학회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신뢰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도자료 형태로 언론기관에 배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흉부외과학회는 허 원장의 이메일을 학회 이사들에게 보냈고, 이메일을 받은 이사가 송명근 교수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건국대병원은 “허대석 원장은 보건의료연구원의 보고서가 허위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자 다급한 나머지 어떻게든 위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에 긴급 구조 지원 요청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건국대병원은 “국가 산하 단체의 장이 떳떳하면 정확한 근거를 들어 의혹을 해명하면 될 일이지 무엇 때문에 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에 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신뢰한다는 성명서를 언론기관에 발표해달라고 청탁한다는 말이냐”고 비난했다.
건국대병원은 “보건의료연구원은 정부 기관으로서 카바 수술에 대해 중립적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게 아니라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언론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런 요청에 사실 확인 과정 없이 응하는 학회의 일부 의사들 역시 결탁하고 있음이 강력히 의심된다”고 밝혔다.
건국대병원은 “흉부외과학회는 허 원장으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11일 이사회를 열어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허대석 원장은 “송명근 교수가 지속적으로 흉부외과학회의 연구결과를 가지고 시비를 걸고 있어 이에 대해 학회 차원의 공식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