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자격으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앞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경 회장은 건배사에서 오바마(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의총(전국의사총연합)은 9일 성명을 통해 의사협회장직 겸 적십자사 부총재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의총은 "경만호 회장은 부적절한 발언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적십자 요원들의 수고와 10만 의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그는 대한적십자 부총재로서도 의사협회장으로서도 필요한 소양과 인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건배사를 맡은 경 회장이 분위기를 띄우고자 '오바마'라고 외친 것에서 시작됐다.
경 회장은 이 자리에서 건배사를 선창하면서 오바마의 함축된 의미에 대해 '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술자리에서도 "여자는 예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이 자리에는 여기자도 포함돼 있었다.
경 회장의 발언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경 회장의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거세다.
모 개원의는 "말도 안 되는 행동"이라며 "의사협회장이라는 이유로 의사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킬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내년도 수가협상 등 중요한 시기에 의사협회 수장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의사협회장이 정부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개원의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한 말이 너무 확대된 경향이 있다"며 "술자리에서도 단순히 웃고 넘길 수 있는 발언인데 과하게 문제가 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