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울증 환자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각 시기별로 겪은 생활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정도와 다양한 신체증상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신경정신과 연규월, 김수인 교수팀은 지난 2008년 6월부터 12월까지 이대목동병원을 방문한 21세 이상 72세 미만의 여성 우울증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전 생애를 4시기 즉, 시기 I(소아기,0~11세), 시기 II(청소년기,12~18세), 시기 III(19세부터 신경정신과 전문의 면담 기준 1년 전까지), 시기 IV(신경정신과 전문의 면담 기준 1년 전부터 면담까지 1년 동안)로 나누어 각 시기별로 겪은 생활스트레스와 현재 나타난 우울증의 정도, 다양한 신체증상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소아기와 우울증 직전의 급성기 스트레스가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여성의 생애 전체를 주기별로 나누어 평가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 결과 여성이 생애 주기별로 경험한 생활 스트레스 요인이 현재 나타난 우울증과 신체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생애 주기별로 우울증 및 신체증상과 연관이 있는 생활 스트레스 요인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우울증 환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연령이 증가하면서 생활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의 빈도와 비율도 높아졌는데 소아기와 청소년기인 시기I, 시기 II 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많았으며, 성인기인 시기 III과 시기 IV에는 ‘자존심 문제’, ‘건강 문제’, ‘자신의 생각 표현의 어려움’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정도와 생활 스트레스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아기(시기 I)에는 ‘부모와의 갈등’, 청소년기(시기II)는 생활 스트레스 유무에 따른 우울 증상 정도의 차이가 없었으며, 성인기(시기 III)에는 ‘다른 사람과의 불화’, 우울증 면담 전부터 1년 동안(시기IV)에는 ‘다른 사람과의 불화’와 ‘사회생활의 어려움’이 우울증 정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 사건으로 분석됐다.
또한 시기별로 생활 스트레스와 우울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신체증상과의 관계를 분석했더니 청소년기(시기 II)는 ‘건강문제’, 성인기(시기 III)는 ‘배우자와의 불화’, 우울증 면담 전부터 1년 동안(시기 IV)에는 ‘다른 사람과의 불화’가 신체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부모 자녀간의 갈등, 소아청소년기의 건강문제 등은 성장하면서 성인기에 배우자와의 불화, 다른 사람과의 불화, 사회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우울증 환자의 생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 각 시기별로 여성의 스트레스 요인을 완화시켜주거나 적합한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키워주는 심리사회적 중재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