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한국 지멘스 헬스케어 부문의 새 수장이 된 박현구 총괄대표는 지멘스의 향후 비전과 전략에 대해 이 같은 미래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이 의료기기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대형 통신사들도 의료기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생존 경쟁의 상황에서 지멘스는 친환경적인 '철학'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별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환경과 병원의 융합을 지향합니다. 단순히 의료기기나 기술을 팔아서는 버티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지멘스는 환경보호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한편 환경을 생각하는 솔루션을 병원에 제공할 것입니다."
이제는 의료기기도 환경을 생각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병원도 자연친화적으로 바뀌고 이는 곧 환자의 회복과 치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멘스는 친환경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소비 전력을 30% 낮춘 컴퓨터단층촬영장치와 재활용률을 93%까지 끌어올린 자기공명영상 스캐너를 선보였다. 제조와 사용뿐만 아니라 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솔루션은 단순히 에너지 절약 차원을 넘어 의료서비스의 품질과 효율을 만족시켜주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현구 대표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췄다. 의료기기에 철학을 담는 것은 첨단 기술이라는 탄탄한 '기본' 없이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연간 매출액의 10%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멘스는 전세계적으로 의학분야에서 5만 6천건의 특허와 8천 2백건의 발명 보유권을 갖췄습니다. 또 전세계 인력의 약 13%에 해당하는 4만 8천여명의 연구개발 인원을 보유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의료기기 시장에 앞다퉈 진입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것은 눈 앞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연구와 투자라는 조언인 셈이다.
박 대표는 향후 의료기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미래에는 영상장치나 혈액검사기를 통해 질병의 발생을 초기부터 검출하는 '예방 의학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지멘스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중영상기기 등 IT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