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한해였다. 전국의사총연합회를 비롯해 일부 회원들의 14건의 고소고발에 연루돼 검찰청을 제집 드나들듯 했고, 남북이산가족행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가진 회식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직을 물러났다.
그 결과 의사협회는 경만호 회장과 더불어 일부 회원들로부터 끊임없는 비판과 공격을 받았다. 전의총 등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몸부림을 쳤지만 의혹만 부풀릴 뿐이었다. 횡령 등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일차의료활성화, DUR 전국 확대 시행 등 굵직한 현안에 총력을 기울일 여지 없이 내부 갈등을 무마하느라 힘을 허비했다. 국면전환의 카드가 될 수 있었던 수가협상은 기대에 못미쳤고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주변 환경도 의사협회 편이 아니었다.
마지막 카드로 전국 순회 회원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회원들에 의해 봉변을 당하는 등 가시밭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요 언론에 경만회 회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기사가 일제히 실려 의사협회를 곤혹스럽게 했다.
의사협회와 경만호 회장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