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을 한국에 들여온 사람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지금의 로봇수술 열풍은 말도 안되는 넌센스에 불과합니다"
최근 로봇수술로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의 한 교수가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내놔 주목된다.
연세의대 비뇨기과교실 양승철 교수는 27일 보건의료연구원이 주최한 로봇수술의 의료기술평가 토론회에서 다빈치 수술을 혹독하게 비판하며 이제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교수는 "로봇수술을 한국에 도입한 장본인이 바로 나"라며 "하지만 최근 로봇수술이 이뤄지는 상황을 보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어 "충분히 안전하게 실시할 수 있는 수술을 무리하게 로봇수술로 진행하는 넌센스가 이뤄지고 있다"며 "발표되고 있는 데이터도 조작된 것이 많다"고 꼬집었다.
양 교수가 대표적으로 꼽은 수술은 바로 신장 절제술이다. 최근 개발된 영상보조 최소 절제술에 비해 로봇수술이 가진 장점이 전혀 없다는 것이 양 교수의 의견이다.
양승철 교수는 "로봇수술은 제한적인 각도로 인해 중앙절제면을 정확히 가르기 어렵다"며 "또한 대혈관 출혈시 대응이 불가능해 환자가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상당수 환자들이 로봇수술에서 갑자기 수술방법을 바꾸는 사례가 많다"며 "로봇수술은 정교하게 조작된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로봇수술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일컬어지는 재원기간 조차 복강경 수술에 비해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영상보조 최소 절제술의 경우 재원기간이 3.9일에 불과하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5.4일에 달했다"며 "또한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절제면 양성률이 61%에 달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로봇수술의 가격은 영상보조 절제술의 10배가 넘는 1천만원에 달한다"며 "로봇수술은 비정상적인 수가속에서 병원들이 경제학적 원리에 따라 과대포장한 수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