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00명 설문조사 결과, "의약분업 재평가도 필수"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공식 출범했다. 메디칼타임즈는 급변하는 대내외적 상황속에서 의료사회주의의 틀에서 벗어나 전문가적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기를 갈망하는 의료계의 기대속에서 탄생하는 새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의 주요 내용과 과제, 의료인들이 바라는 정책 개선방향 등을 조망하는 특집을 싣는다. [편집자 주]의사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과제는 '수가 현실화'였다.
-------------<글 싣는 순서>-------------
(상) 이명박 당선자의 보건의료정책
(중) '무엇이 얼마나 바뀔까' 전문가 진단
(하) 의사 100인이 말하는 "새 정부에 바란다"
메디칼타임즈가 지난달 말 의사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2%가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보건의료과제로 수가 현실화를 꼽았다.
수가현실화는 잘 알려진대로 의료계의 숙원 중 하나. 앞서 의료계는 의약분업이후 지속되어온 저수가정책을 타파, 적정한 수가를 보장해줄 것을 요청해왔으나,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해말 있었던 2008년 수가협상에서 의과가 마지막까지 정부와 대치하다, 결국 건정심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2.3%의 수가를 통보받은 점도 이 같은 응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가 현실화에 이어서는 의약분업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9%로 많았다.
의약분업에 대한 대대적인 평가작업을 실시해, 필요하다면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고 때에 따라서는 제도의 계속적인 시행유무도 재결정해야 한다는 것.
이 밖에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이 6%, 건강보험 재정안정화가 4% 순이었으며 건강검진 관리강화, 보건소의 질병예방정책 강화, 심평원·공단의 임원감축 등 예산낭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기타 의견도 있었다.
"차기 보건복지부장관은 의사로"
이어 차기 복지부장관으로 누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이상(64%)이 '의료인 출신'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정계 및 학계, 전현직 유관단체 인사를 비롯해 "적어도 의사출신이 되어야 한다", "의사 중에 임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
먼저 정계에서는 현직 전 의협회장이자 현 한나라당 의원인 신상진 의원을 비롯해 산부인과 의사 출신 안명옥 의원 등이 거론됐으며, 학계에서는 서울대 박재갑 교수 등이 지지를 얻었다.
또 전현직 유관단체장들 가운데 차기 복지부장관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철수 병협회장, 의협 주수호 회장, 김재정 전 의협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비의료인 가운데는 고건 전 서울시장,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차기 복지부장관감으로 지목됐으며, 기타 의견 중에는 "누가 되더라도 의료계의 의견을 잘 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눈에 띄었다.
"참여정부 보건의료정책, 배울 것 없다"
한편, 참여정부의 보건의료정책 가운데 계승되어야 할 최고의 정책과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최악의 정책을 묻는 질문에서는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최고의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5%가 "잘한 것이 없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 응답자들은 "최고로 꼽을만한 성과가 없다", "모두 뜯어 고쳐야 한다"는 등의 답변들을 쏟아냈다.
반면 최악의 정책에 대해서는 의료법 개정, 식대급여화, 연말정산간소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실시 등 다양한 답변들이 나왔다.
설문에 참여한 한 의사는 "참여정부 5년간 늘어난 것은 의료통제 정책 뿐"이라면서 "차기 정부에서 그간의 정책들을 재점검해 불합리한 부분들을 개선, 침체에 빠져있는 의료계에 활력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