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강북삼성병원 고 임세원 교수의 장례가 마련된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는 복지부 박능후 장관과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병원장 등 의료계 수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조문을 마친 박능후 장관은 앞서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을 방문한 단체장 등과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대집 의협회장은 "법적 제도적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으며 임영진 병협회장은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를 계기로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했다.
권준수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칫 정신질환자는 모두 격리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 대비 비슷하거나 낮다. 급성기환자 혹은 약 복용을 하지 않아 재발한 환자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진료하느냐가 중요하다. 사회적 인식이 잘못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은 "전공과목과 직종을 막론하고 의사, 간호사 등 폭력에 시달리는 사례가 꽤 많다"면서 "최근 응급실 폭력에 대해 법적인 장치가 마련됐듯 제도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오늘 정신과 등 외래 진료를 열긴 했지만 직원들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이를 회복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해선 안된다. 사안이 안정되면 의협 등과 함께 강력하게 이슈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원섭 적십자병원장은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다시 한번 살펴줄 것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이는 대형병원 이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의료계와 긴밀하게 협의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이어 이날 간담회에 자리한 단체장 및 학회 임원들을 향해 "많은 조언을 달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 측은 이후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 주도로 이후 자리를 마련, 의료계 단체와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