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수가협상단장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만큼 끈질기게 설득할 것" 회원들 밥그릇 걸린 중대사안인 만큼 나올 가능성 커 '최저임금 인상' 영향도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와의 대화 단절 기조 속에서 당장 다음 달에 있을 수가 협상에 참여할 수 있을까.
협상 참여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의협은 수가협상단 명단을 건강보험공단에 넘겼고, 협상 전략도 치열하게 짜고 있다.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전남의사회장)은 24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반대와 투쟁이 쉽지만 끈질기게 협상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며 "의협 집행부의 결정을 따르겠지만 수가 협상은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0.1%라도 득이 되도록 끈질기게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일찌감치 구성됐다. 지난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2.7%에 불과한 인상률을 받아들자 의협은 같은 해 12월 이필수 회장을 단장으로 한 협상단을 구성하고 협상 준비를 해왔다.
이필수 단장은 "의협이 수가협상 참여 여부에 대해 미온적이라면 단장으로서 협상 참여 필요성을 설득하려고 한다"라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의원 경영이 많이 힘들어졌다는 명백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에게 지난해 3분기 진료비 청구액 자료를 받아본 결과 병원급은 진료비가 20% 올랐는데 의원급은 10% 정도 올랐다"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영향으로 보고 있는데 이달 말쯤 나올 4분기 진료비 청구액을 확인한 후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의협이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위해 중점적으로 제시할 근거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개원가에 미친 영향. 의협은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이 의원 경영에 미친 영향'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이 단장은 "도의사회 회장을 하면서 시군구 의원을 많이 방문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다"라며 "개인 의원은 오랫동안 합을 맞추면서 일한 직원이 많아서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사직을 권하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직원을 줄이는 대신 수입 감소를 각오하고 진료시간을 줄이는 곳이 많았다"라며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수가도 올라야 하는데 이를 못 따라가니 개원가는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가협상은 한정된 파이 안에서 각 직역이 나눠야 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인상률에 한계가 있다"며 "진찰료 인상 등은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의정협의체 등 큰 틀에서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