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연관학회 치료지침 개정…국내 5월 급여권 처방 본격화 최창환 교수 "생물학적 제제 내성 환자에 대안...경구제도 장점"
오랜기간 치료제의 진입이 정체됐던 궤양성 대장염 분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 증상 관해보다는 장점막의 염증을 잡자는 쪽으로 치료 목표가 잡히면서 기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 'TNF 억제제' 등의 생물학적 제제에 신규 옵션으로 추가된 것이다.
경구용 옵션으로 진입한 JAK 억제제 '젤잔즈(토파시티닙)'의 경우 아직 장기적인 임상데이터는 없지만, 단백질 성분제제와 달리 치료 반응 소실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초 개정작업을 끝마친 주요 소화기학회들의 궤양성 대장염 임상진료 지침 변화와도 관련 깊다.
2010년 이후 굵직한 변화를 보인 미국소화기학회(ACG) 궤양성 대장염 임상진료 지침의 경우도, 신규 생물학적제제 다수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장점막 치유에 집중하는 입장을 취했다.
개정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환자가 합병증을 경험하기 이전부터 신규 치료제의 사용을 적극 권고하는 분위기다.
지금껏 환자 삶의 질 저하를 심각하게 초래하는 장절제술보다는, 항염증제와 스테로이드(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등의 약물요법을 가장 많이 사용해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존 약물 옵션의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20~40%는 치료에 실패하거나 부작용에 성과가 갈리는 분위기였다.
따라서 새롭게 권고된 생물학적제제의 업데이트 목록에는 그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이에 따르면 지난 십수년간 사용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휴미라(아달리무맙)' 등 TNF 억제제 다수를 비롯한 TNF 알파 억제제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서는 항인테그린항체 약물인 '베돌리주맙(제품명 킨텔레스)' 및 JAK 억제제 '젤잔즈(토파시티닙)' 등을 주목할 치료제로 권고했다.
특히 중등도에서 중증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는 1차 치료요법 및 이전에 TNF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치료로 '적극 권고(strong recommendation)'했다는게 차별점이다.
주요 치료지침 변화 방향 "JAK 옵션 반응 소실 적을 것으로 기대"
국내 학계에서도 이러한 치료 전략 변화에는 비슷한 기조를 취하고 있다. 1990년을 기점으로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과도 관련 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2년 3만176명 대비 2017년 4만939명으로 약 30% 증가한 것.
기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다르게 10대에서 30대의 젊은 나이에서 주로 발병하는데, 최근 식생활이 급격히 서구화되면서 지역과 인종에 상관없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도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달 열린 대한장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IMKASID 2019)에서도 중증 궤양성 대장염에 최신 치료 지견을 공유하면서, 기존 약물 옵션에 더해 JAK 억제제인 토파시티닙을 올렸다.
실제 중증도에 따라 치명적 질환으로 분류되는 '급성 중증 궤양성 대장염(ASUC)'에서는 치료 초기 저용량 '시클로스포린'을 사용하다 불응할 경우 인플릭시맙이나 토파시티닙을 대안옵션으로 추천했다.
실제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중등도 이상의 성인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에서, 항TNF제제와 동등한 치료 차수에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급여를 적용받으면서 처방권에 본격 진입한 상황이다.
중앙의대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은 증상이 심한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해 치료하고 있지만 투여받는 환자 가운데 최소 30%의 환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면역원성에 의한 약효 소실과 같은 제한점이 존재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물학적제제는 초기 반응이 매우 좋은 약제지만 주사라는 불편한 점이 있고 단백질제제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면역성이 있어서 항체가 생기면서 치료 반응이 소실될 수 있다"며 "젤잔즈는 그런 측면에서 경구제라는 점과 이론적으로 치료 반응 소실이 없을 것이란 장점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젤잔즈는 2014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국내 허가 된 이후, 작년 9월 경구용 JAK 억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5mg 용량이 궤양성 대장염 및 건선성 관절염에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았다.
새로운 허가사항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를 비롯한 기존 치료에 실패한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에서 젤잔즈의 권장용량은 총 8주 간 10mg을 1일 2회 복용한 이후 치료 반응에 따라 5mg 또는 10mg을 1일 2회 복용한다.
이번 궤양성 대장염 적응증 승인은 OCTAVE(Oral Clinical Trials for tof Acitinib in ulceratiVE colitis) 글로벌 임상 개발 프로그램과 OCTAVE Open 결과를 근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