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에서 보건의료 비중이 이정도일까.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 관련 질문과 답변은 사실상 전무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 국내외 출입기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90분간 즉석 일문일답 형식으로 새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예상대로 기자들의 질문은 법무부와 검찰 공방 진위여부와 남북문제 그리고 부동산 대책과 경제문제 등에 집중됐다.
정치와 사회, 민생과 경제. 외교와 안보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눠진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 분야 질문을 굳이 꼽히면 울산시 검찰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 전부였다.
한 기자는 "하명 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 울산과 청와대, 검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 공공병원 등 각종 사업이 검찰 수사와 맞물려 유관 부처에서 소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의혹을 추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긋고 "사업 추진에 있어 검찰의 수사와 무관하게 어떠한 지장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개인적으로 2012년 대선에 이어 2017년 다시한번 공약했으며, 실제 지역에서 참여정부 또는 훨씬 이전부터 논의된 부분"이라면서 "울산 산재병원 사업 추진은 아무 변동 없이 지속될 것을 약속한다"며 울산 공공병원 설립 의지를 내비쳤다.
그 다음 보건의료 분야는 저출산 대책 관련 자투리 질문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인구절벽 속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수도권 인구 집중화 대책을 묻는 다른 기자의 질문에 "실제 말로만 어려움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지방의 기초자치단체는 지역 인구가 줄면서 인구요건에 미달돼 폐쇄되는 상황에 직면한 곳도 많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은 수도권보다 출산율은 높지만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으로 유출돼 인구가 없는 것"이라며 "이 같은 흐름을 반전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원론적 답을 내놨다.
하지만 문케어 명명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의료계 내부가 홍역을 앓고 있는 부분과 바이오제약 강국 추진의 실효성 등 보건의료 내부의 깊은 상처와 치유 관련 어떠한 질문도 답변도 없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복지부는 안도감과 함께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 공무원은 "복지부가 보건의료 정책을 잘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면서 "일간지와 방송이 검찰 수사와 남북문제 그리고 경제 등에 관심이 집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답답한 분위기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보건복지 중요성이 더욱 커져가는 상황에서 검찰과 남북문제에 국한된 질문으로 일관된 기자회견을 보면서 답답했다"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의료현안을 정치 이슈로 대두시키지 못하는 의료단체의 한계"라고 평가했다.
한편, 복지부는 설 연휴 이후인 오는 30일 전후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리고 교육부 등과 합동으로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