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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방역 이대론 안된다" 목소리 내는 의학자들

발행날짜: 2020-02-06 05:45:54

국내 확진자 증례와 사례 쏟아내며 현재 시스템 한계 지적
전향적 선별검사, 선제적 격리조치 제언 "플랜 B 가동해야"

대한감염학회 등 외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공식적인 목소리를 자제하던 의학자들이 국내 확진자 증례와 확산 사례에 대한 연구를 쏟아내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현재 방역 시스템으로는 확산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며 더욱 과감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 전향적 선별검사와 입국 금지를 기본으로 하는 선제적 격리 정책 등이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어지는 확진자 증례 보고…"1, 3, 12번 환자 주목해야"

서울대 의과대학 기생충학 교실 홍성태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은 5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긴급 연구 보고서를 내고 선제적 격리 정책 강화를 주문했다(doi.org/10.3346/jkms.2020.35.e62).

목소리를 자제하던 의학자들이 사례 보고를 통해 방역시스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는 양상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방역 시스템을 굳히기 위해서는 국내 확진자 중 세명, 즉 1번과 3번, 12번 환자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 1번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고해상도 CT(HRCT)의 필요성이 처음으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증상 발별 후 3일만에 증상이 나타났지만 흉부 CT로는 임상적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HRCT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진단할 수 조차 없었다는 것이 중요한 대목이라는 것이다.

이는 국내 첫 확진자 증례 보고를 내놓은 서울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의 리포트(doi.org/10.3346/jkms.2020.35.e61)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이 연구에서 오 교수팀은 1번 환자의 사례를 통해 HRCT가 아니면 폐에 대한 침윤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결국 두 개의 연구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HRCT를 활용해야 한다는 공식이 생겨난 셈이다.

3번 환자가 중요한 이유는 6번 환자에게서 2차 감염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가족 중 10번과 11번 환자를 감염시켜 3차 감염이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접촉자 감염이 매우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3번 환자의 증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홍 교수팀의 의견이다.

12번 환자는 우한에 간적없이 감염됐고 인천국제공항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한국 땅에서 10일 이상 생활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3번 환자와 같이 전염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이미 14번 환자가 그의 아내라는 점을 주의깊에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성태 교수는 "특히 12번 환자는 질병관리본부의 모니터링 목록에조차 없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아무리 적극적으로 모니터링을 해도 더욱 많은 환자가 나올 수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결국 현재의 방역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의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오명돈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도 "지금의 방역 시스템으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며 "선제적인 조치로 시스템 전반을 수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선별검사 확대, 조속한 입국 금지조치, 선제적 격리 필요"

이에 따라 이들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방역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의학자들은 HRCT를 활용한 선제적 선별검사와 격리조치를 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만 선별적으로 검사를 진행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며 선제적 추가 조치가 없다면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경고의 목소리다.

오명돈 교수 연구진은 1번 환자의 사례를 토대로 선제적 선별 검사을 주장했다.

1번 환자가 격리 후 3일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의심할만한 그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은 채 단순 감기과 유사한 경과를 보였으며 이후 환자들도 사실상 여행기록 등 외에는 선별할 수 있는 신뢰있는 근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로서는 환자의 증상만으로는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증상 등으로 선별하는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호흡기 증상이 있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대폭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성태 교수팀도 마찬가지 근거를 통해 즉각적인 중국인 입금 금지와 선제적인 격리 정책을 주문했다.

이미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됐고 중국인 방문자를 포함해 인구학적 분석을 고려할때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을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입국 금지를 통한 강력한 검역은 인권 침해가 아니며 비이성적 인종주의도 아니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당연히 취해져야할 당연한 비상조치"라고 제언했다.

또한 그는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막기 위해 전향적인 선별 검사와 선제적 격리정책은 역사적으로 입증된 방역 시스템"이라며 "지금 이 방법이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의학자들도 이같은 연구진의 주장에 힘을 보태며 더욱 적극적인 방역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결국 이 모든 통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경고다.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편집위원인 가톨릭 의과대학 감염내과 유진홍 교수는 "이제는 무증상 감염자를 통한 지역 사회 전파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과거 메르스때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며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