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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모든 의료진에게 애국심과 슈바이처를 기대하나"

이창진
발행날짜: 2020-03-05 12:15:13

국회 5일 코로나 특위 공방전…여당 "책임추궁보다 극복 집중해야"
대구 확진환자 60% 대기 상태 "방역 의료진 피로도·감염 대책 시급"

코로나19 중증 확진환자에 대비한 병상과 의료인력 확충 방안을 놓고 여야가 열띤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최대 검사건수 등 세계가 주목하는 상황을 강조하며 초당적 협력을 주장한 반면, 야당은 뒷북 대응과 보여주기 식 대응 등을 질타했다.

국회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표)는 5일 오전 보건복지위원회장에서 제2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국회 코로나19 특위는 5일 전체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는 중증도 환자분류와 병상 부족 대응방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방역당국이 국회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치료 가능 병상은 3243개 확보했고 이중 1983병상(61.1%) 사용 중이며 1260병상이 이용 가능한 상태다.

대구지역의 경우, 총 1803병상을 확보했고 이중 1369병상(75.9%)이 이용 중이며 가용 병상은 434병상이다.

전국 총 확진환자 4812명 중 대구지역 3601명 확진환자가 집중됐다.

대구 확진환자 3601명 중 입원 1241명(34%), 생활치료센터 입소 138명(1%), 치료완료 9명(0.2%), 사망 19명(0.5%)이다.

문제는 전체 확진환자의 60%에 달하는 입원대기 2194명이다.

의료진으로 구성된 환자관리반을 통해 경증과 중등증, 중증, 최중증 등으로 분류 중인 상황이다.

이중 중등도 환자 대비 58개 국공립병원 병원 감염병 전담병원과 대학병원 등 현 3200병상을 6900병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위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뒷북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대구 지역의 경우, 18개 병원 가용 병상 확대로 현재 1800병상을 확보했으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을 활용해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을 최대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간사)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최대의 검사 건수 등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지만 최종 평가는 국민이 할 것"이라면서 "미증유 초유 사태로 좀 더 신속해야 움직였어야 했다. 비판을 피하거나 무서워해선 안 된다. 바이러스 특성은 불확실성에 있다"고 평가했다.

미래통합당 김승희 의원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김승희 의원은 "정부의 자화자찬 자리가 아니다. 첫째도 둘째도 감염병 차단이다. 불확실성으로 막는다고 해결 안 된다는 논리로 방치하자는 것이냐"고 지적하고 "대구 확진환자 중 입원대기 환자가 2194명으로 이중 사망한 환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뒤늦은 병상 확보를 다그쳤다.

그는 "대구지역 병상 부족 사태 책임은 대구시장과 국무총리 중 누구의 책임이냐. 현 감염병예방법에 의하면 지자체장이 확진환자를 다른 지자체로 옮길 수 없다. 대구 시장이 오죽하면 청와대에 긴급명령권을 요구했겠나"며 "감염병예방법 들이대면서 지자체장보고 하라면 가능한가. 총리는 대구 내려가 뭐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책임 추궁보다 사태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야당의 정부 책임과 질타는 타당하다. 하지만 국회 특위 역할은 책임 추궁보다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여야의 협력"이라면서 "대기 중인 대구 확진환자의 신속하고 정확한 중증도 분류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미래통합당 김순례 의원은 "지자체장이 감염병 환자를 거부할 권한이 있나"고 꼬집고 "대통령이 대기업 연수원을 제공하라고 부탁하면 기업에서 거절하겠느냐. 국회도 고성 연수원을 통해 경증환자를 수용해야 한다"며 경증과 중증 환자의 조속한 대책을 주문했다.

보건복지부 강도태 기획조정실장은 "현 의료법의 진료거부는 환자 입장에서 마련한 것으로 지자체에서 타 지역 확진환자를 강제로 치료 또는 거부하는 경우의 법적 규정과 처벌은 미흡하다"고 해명했다.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현 정부의 뒷북대응과 보여주기 식 대응으로 초래됐다. 90개국에서 한국인 입국제한 사태와 박능후 복지부 장관의 발언 논란 등으로 중국 우한 코로나 사태가 대구 코로나 사태로 갈지 우려된다"고 정부의 방역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의료현장은 수술용 장갑과 에탄올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등 전 세계가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비축하고 있는데 우리는 안 한다. 생활치료센터 신설은 뒤늦지만 잘한 조치다"면서 "코로나19 특성은 젊은 층의 경증과 무증상 환자다. 이탈리아 10~30대 젊은 층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의원모임 김광수 의원(간사)도 "정부가 뒷수습 대응을 하고 있다. 초기 치료과정 없이 뒤따라가는 것이 문제다. 확진환자 발생이 지속되면 지자체의 병상 협조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대구경북 의료진 피로도와 감염도 우려된다. 의료진들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숙식 시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회 특위에 참석한 정부 인사들. 오른쪽부터 복지부 강도태 기조실장, 행안부 김계조 재난안전본부장. 국무조정실 차영환 국무2차장.
미래통합당 박대출 의원은 "대구경북 자원 의료진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모든 의료진에게 애국심과 슈바이처를 기대하냐"고 반문하고 "의료인들의 봉사정신은 사실이나 정부가 할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금은 책임소재를 따질 데가 아니다. 큰 산불이 났으면 진화에 집중해야 한다. 방역현장 의료진을 응원 격려하고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며 야당의 잇따른 질타를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신상진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가 어떤 전문가들 얘기를 듣고 있나, 전문가 의견을 반영 안하는 방역대책이 유감"라고 전제하고 "무엇보다 치료제가 시급하다. 식약처는 평소 단계로 수습하려 한다"며 식약처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김진표 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진행하면서 "한의사들이 대구 지역 자원봉사를 요청했지만 거절했다는 얘기가 있다. 대구 한의대 부속병원에서 병상 지원도 얘기한 것으로 안다. 점검 해달라"고 말했다.

복지부 강도태 실장은 "(한방병원 병실) 입원과 치료환경을 고려해 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