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고혈압 약제인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와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I)가 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대한고혈압학회는 이러한 인과 관계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도 처방 변경으로 인한 위험성이 더 큰 만큼 현재 처방은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18일 고혈압 약제와 코로나19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현재 고혈압약을 복용중인 환자들은 지금의 처방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ARB와 ACEI 약제가 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고혈압 환자는 물론 일선 의료진들조차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고혈압 환자들의 사망률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면서 일각에서 ARB와 ACEI 약제의 기전 상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 사실이다.
ARB와 ACEI 약제가 안지오텐신 즉 코로나19의 확산에 영향을 주는 ACE 효소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만큼 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했다. 약의 기전상 그러한 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고혈압학회는 "고혈압 환자에게서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사망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또한 코로나19가 ACE 효소에 결압해 작용하는 것도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ACE 효소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ARB와 ACEI 약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해 학회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다"고 강조했다.
분명 ACE 효소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에 대한 임상시험 등 관련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막연한 가능성 만으로 처방을 변경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혈압학회는 "ACE 효소 증가가 고혈압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효과가 증명되고 올바른 적응증에 처방된 약제를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이들 약제를 통해 얻는 이득이 처방 중단이나 변경에 따른 위험보다 더 크다고 판단한다"며 "ARB와 ACEI를 복용중인 환자들은 약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복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