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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병원 음압병상 확대하고 착한 적자 인정해야"

이창진
발행날짜: 2020-03-20 12:00:56

윤강재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센터장, 제도적 보완책 주문
"코로나 사태 반면교사 감염병 대응 권역별 이송 체계 필요"

코로나19 사태로 급 부상한 음압 병상의 확대를 의무화하고 운영에 따른 손실분을 착한 적자로 인정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강재 센터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강재 보건의료연구센터장(사진)은 20일 보건복지 이슈&포커스 기고문을 통해 "국립대병원과 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음압병상 수 확대를 의무화하되 이에 따르는 손실분을 '착한적자'로 인정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센터장은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살펴본 감염병과 공공보건의료' 주제문을 통해 "신천지 집단감염이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고, 해당 지역 일부에서 보건의료 자원 수용 한계를 넘는 확진환자가 급증해 의료인력과 병상 부족, 적시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전 우리나라는 과잉공급을 우려할 정도로 병상 자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국민들은 자유로운 의료서비스 이용에 익숙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들이 목격한 병실 부족으로 인한 입원 대기열과 병실이 없어 자가격리 중 사망 사례가 나온 것은 그동안의 익숙함과 모순되는 경험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 이후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에서 감염병 전문치료체계 및 전문병상(음압병상) 부족 등의 문제가 병원경영 논리에 가려진 채 노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윤강재 센터장은 "감염병 대응은 대표적인 시장 실패 가능 영역으로 가격과 시장체계 작동이 어렵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공공보건의료기관이 대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제하고 "비율과 효율 관점이 아닌 사전 예방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감염병 대응 차원에서 권역을 전원과 이송체계로 묶는 방안도 제시했다.

윤 센터장은 "대구권역 진료권에서 다수 환자 발생 시 경북권(1차)을 부산권과 울산권, 경남권, 충북권(2차)과 같이 순차적으로 환자 전원과 이송, 병상 자원 등의 배분 활용 권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 천명당 주요 국가 공공의료기관 병상수 현황.(2017년 기준)
이어 "과거 메르스 등의 감염병 유행 시 고조됐던 공공보건의료 지원 의지가 지속성 있는 투자로 이어지지 못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시설과 인력, 병상 등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 확충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강재 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여러 난제를 안겨주고 있지만 공공보건의료는 정부나 공공기관만이 담당해야 하는 것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영역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